이란 대선 토론서 핵합의안 놓고 보수-개혁파 뜨거운 설전
로하니 대통령 "핵합의로 제재 풀려"…보수파 "경제성과 없어"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대통령 선거를 2주 앞두고 5일(현지시간) 저녁 생방송된 토론에서 핵합의안(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놓고 후보자 사이에 뜨거운 설전이 벌어졌다.
핵협상의 주역인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핵합의안에 대한 보수 진영의 '네거티브'에 강하게 맞섰고, 보수파 후보들은 이를 존중한다면서도 정부가 홍보한 성과가 실현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다른 후보들도 핵합의안에 대한 계획과 국제 사회와의 교류 방안에 대해 국민에게 명확히 알려야 한다"며
"핵합의안으로 제재가 풀려 원유를 하루에 200만 배럴 수출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20만 배럴로 줄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수파의 500만 개 일자리 창출, 1년 안에 26% 경제 성장과 같은 공약이 실현 불가능하다면서 "국민에게 거짓말하지 말라"고압박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연임을 노린다.
개혁파 후보인 에샤크 자한기리 현 수석부통령도 "핵합의안은 이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업적"이라고 로하니 대통령을 거들었다.
로하니 대통령은 또 "(이란 혁명수비대가) 지난해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 할 때 미사일 표면에 핵합의안을 방해하려는 구호('이스라엘은 사라져버려야 한다')를 적어 이를 공개했다"며 보수파를 겨냥했다.
보수파 유력후보인 에브라힘 라이시는 "핵합의 뒤 무엇이 변했느냐"며 "금융 제재는 여전하고 이란 국민의 민생과 이란 경제가 핵합의로 좋아졌느냐"고 따졌다.
다른 보수파 후보인 모하마드 바게르 칼리바프 테헤란 시장도 "로하니 정부가 실업 문제 해결에 실패했다"며 핵합의안의 경제적 성과를 깎아내렸다.
이란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8일부터 매주 금요일 저녁 대선 후보 토론을 생중계한다. 이날 토론은 두 번째로 12일 마지막 토론이 예정됐다.
첫 토론이 끝난 뒤 로하니 대통령과 칼리바프 시장이 모두 상대방의 발언 시간이 더 길었다면서 선관위에 항의하는 등 토론이 가열되는 분위기다.
자한기리 수석부통령이 로하니 대통령의 '페이스 메이커'로 역할 한 뒤 후보를 사퇴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예상이었지만, 첫 토론에서 뛰어난 언변으로 관심을 끌면서 완주할 것이라는 전망도 커지고 있다.
이날 토론 역시 첫 토론 때와 마찬가지로 유리 항아리에 담긴 질문지와 후보의 번호를 사회자가 무작위로 뽑아 이에 즉석에서 답하고
다른 후보와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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