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그리스 정부가 작년 7월 터키 군부의 쿠데타 모의 당시 그리스에 넘어가 망명을 신청한 터키 군인 8명을 돌려보내라는 터키 정부의 2차 요구도 거부했다.
그리스 법원은 4일 터키 군인 2명에 대한 터키 정부의 2차 송환 요청과 관련한 재판에서 이들을 돌려보내서는 안된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앞서 터키 군인 6명에 대해서도 동일한 판결을 내린 바 있어 작년 7월 터키 쿠데타 시도 와중에 그리스에 망명을 신청한 터키 군인 8명은 계속해서 그리스에 머물 수 있게 됐다.
이번 재판은 터키 정부가 군인들의 송환을 불허한 그리스 대법원의 지난 1월 판결에 반발, 자국 군인들을 돌려보내라는 2차 송환 요구서를 그리스 정부에 공식 발송한 데 따른 것이다.
터키 정부는 그리스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직후 이들 군인 8명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하는 한편, 테러와 난민 대응 문제를 포함한 역내 현안에서 그리스와의 협력 관계 재검토를 천명하는 등 그리스 측에 송환을 압박해왔다.
그리스 법원은 그러나 지난 1월 대법원 판결 때와 마찬가지로 이들이 본국으로 돌아갈 경우 공정한 재판을 장담할 수 없고, 고문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변호인과 검찰의 우려를 수용해 8명 전원에 대해 송환 불허를 결정했다.
그리스 검찰은 이날 법정에서 "송환 불허 판결로 터키와의 관계가 불편해질 수는 있겠지만 터키에서 고문과 박해가 중단됐느냐"고 반문하며 "터키는 쿠데타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송환 요청이 그리스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서도 잇따라 불허되고 있는 이유를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터키군 소령 2명과 대위 4명, 부사관 2명 등 총 8명은 터키 쿠데타가 불발된 다음 날인 작년 7월16일 헬리콥터를 타고 그리스 북부 알렉산드루폴리스로 넘어가 망명을 신청했다.
자신들은 쿠데타 시도에 가담한 적이 없으며 소요 사태 도중 경찰의 공격을 받아 터키를 떠나기로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이들은 현재 그리스 당국에 구금된 채 망명 수락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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