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우 "'민간단체보조금 TF' 조윤선에 인수인계 여부 불확실"(종합)
조윤선, 정무수석 임명 때 '블랙리스트' 알았나…특검과 공방
박준우 전 정무수석, 김기춘·조윤선 재판에서 증언
특검-조윤선 변호인, 박 전 수석 증언 신빙성 두고 신경전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강애란 기자 =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전 장관이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임명됐을 때 '블랙리스트' 관련 업무를 인수인계받지 않았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박준우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 심리로 4일 열린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 전 장관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은 취지로 증언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따르면 박 전 수석은 2014년 6월 서울의 한 식당에서 후임으로 오게 된 조 전 장관을 만나 업무 현안을 이야기했다.
특검은 이 자리에서 조 전 장관이 '블랙리스트' 존재를 알게 됐다고 본다. 박 전 수석이 특검 조사에서 조 전 장관에게 설명한 현안 중 '민간단체보조금 TF'도 있었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이 TF는 좌파 성향 단체에 지원할 정부 예산을 선별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전 수석은 이 같은 진술을 확인하는 특검의 질문에 "30분 정도 만나 구두로 세월호 상황 관리, 공무원연금 개혁 등을 설명했다"며 "특검 조서에는 TF도 설명했다고 나오지만, 그 부분은 기억이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TF는 정무수석실 주요 업무라고 하기 어렵고 90% 이상은 교문수석실에서 하는 거라 인수인계하면서 자세히 설명할 내용이 머릿속에 남아 있지 않았다"며 "만약 설명했다면 '이런 일도 있다'는 정도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박 전 수석은 '조윤선 전 장관은 TF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는 조 전 장관 측 변호인의 거듭된 추궁에 "(조 전 장관이)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면 제가 그렇게 말하지 않은 것"이라며 "정확하지 않은 기억을 추정해서 말했다"고 답했다.
이어 "조 전 장관이 이날 블랙리스트 존재를 알고 표정이 어두워진 것이냐"는 질문에도 "그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박 전 수석은 조 전 장관의 표정이 굳어진 배경을 "공무원연금개혁, 정부 3.0, 4대 악 척결 등의 설명을 들으면서 '정무수석이 이런 일들도 다 해야 하느냐'라는 취지였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박 전 수석은 김 전 실장으로부터 TF 업무지시를 직접 받았는지에 관한 기억도 불분명하다고 진술했다.
그는 "TF를 (운영)한 건 맞지만 김 전 실장 지시를 받아 TF를 한 건지 신동철 전 비서관의 건의로 교문수석실을 도우려고 한 건지 기억이 확실치 않다"며 "민간단체 보조금 지원 실태 파악이라는 업무 자체가 정무수석실 (담당) 부분이 굉장히 작기 때문에 큰 관심을 갖고 업무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 전 수석은 '문제단체 조치내역 및 관리방안' 문건을 보고받았는지에 대해서도 신문 도중 일부 증언을 수정했다.
그는 당초 문건 내용을 신동철 당시 정무비서관과 상의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변하다가 특검이 "진술이 상치하는데, 둘 중 하나는 허위진술이라는 뜻"이라며 신 전 비서관의 진술을 공개하자 "기억이 확실하지 않다가 기억난다"며 시인했다.
박 전 수석이 법정에서 특검 조서 내용과 일부 다른 취지로 증언하자 조 전 장관과 특검은 증언의 신빙성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조 전 장관 측 변호인은 "(박 전 수석의) 조서와 증언 내용이 서로 다르다"며 "증언 태도를 보니 조사 과정에서도 밀고 당기는 난항을 겪었을 것 같은데 조서는 너무 깔끔하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특검은 "특검 진술과 비교해 법정 증언이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면서 "혹시라도 서로 다르다고 판단하면 증인의 표정 등을 보면서 (재판부가) 느낀 것도 있으실 것"이라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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