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보수·진보 대선후보 모두 "핵합의안 존중"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달 19일(현지시간) 예정된 이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후보 6명이 정치적 성향과 관계없이 핵합의안(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보수 성향의 후보들은 이번 대선에서 최대 경쟁자인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최대 업적으로 내세우는 핵합의를 비판하면서도 국제적 약속인 만큼 당선해도 폐기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연임에 도전하는 로하니 대통령은 지난해 1월 핵합의안 이행 이후 이란 경제가 큰 성과를 거두면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과시하는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
중도·개혁 성향 후보인 에샤크 자한기리 현 수석부통령 역시 현 정부에 몸담은 터라 당연히 로하니 대통령과 핵합의안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지 않다.
그러나 두 후보는 이란에 적대적인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핵합의안을 어기면 언제든지 핵프로그램을 재개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보수 진영의 공세를 방어하고 있다.
개혁 성향의 모스타파 하셰미타바 전 장관도 "상대를 싫어한다고 해서 협상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세계 여러 나라가 보증한 국제적 약속(핵합의안)은 어느 한 대통령이 반대한다고 해서 폐기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보수 진영 유력 후보인 에브라힘 라이시 역시 핵합의안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미국보다 먼저 어기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라이시 캠프의 레자 네자바트 대변인은 지난달 23일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최고지도자가 핵협상 과정에서 '영웅적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며 "핵합의안에 허점이 있지만 이를 찢어버리지 않고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로하니 대통령이 지난 4년 임기 중 핵합의안은 잘 이행했지만 국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며 "핵합의안만으로는 이란의 민생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다른 유력 보수 후보인 모하마드 바게르 칼리바프 테헤란 시장은 "비판을 많이 받지만 핵합의안은 그 자체로 국제적 약속이라 어느 정부도 무시할 수 없다"며 "핵합의안의 선악을 따지는 대신 우리 삶을 얼마나 개선하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 진영이 지지하는 모스타파 어거-미르살람 전 장관도 "핵합의안은 국제적인 합의"라면서 "우리는 약속을 잘 지키고 있는 데 미국의 새 정부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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