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메르켈 소치서 정상회담…"시리아·우크라 사태 논의"(종합)
"시리아 휴전 체제 유지, 우크라 민스크 협정 이행 중요성 공감"
푸틴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 철저 조사"…메르켈 "대러 제재 유지"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흑해 연안의 남부 휴양도시 소치에서 러시아를 방문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만나 시리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국제현안과 양자 관계 등을 논의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는 이날 소치의 대통령 관저에서 약 2시간 동안 회담한 뒤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측의 이견에도 건설적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시리아 내전 사태와 관련 두 정상은 현재의 휴전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푸틴은 "러시아가 터키, 이란 등과 함께 시리아 내 교전을 중단시키는 데 성공했다"면서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평화회담과 스위스 제네바 평화회담 등을 통해 휴전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푸틴은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해 미국과 접촉을 유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은 또 지난달 초 시리아 이들리브주 칸셰이칸 지역에서 자행된 화학무기 공격과 관련, 객관적이고 철저한 조사를 통한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메르켈 총리도 시리아 휴전을 지지한다면서 테러와의 전쟁에서 러시아와 더 긴밀히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사태 해법과 관련 두 정상은 민스크 평화협정의 철저한 이행과 러시아·우크라이나·프랑스·독일이 참여하는 4자회담('노르망디 형식' 회담) 지속 필요성에 공감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민스크 협정 이행 기회를 놓치긴 했지만 협정 이행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르망디 형식 회담이 없었으면 우크라이나 사태는 더 악화했을 것"이라고 회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하지만 직접적 대화 없이는 분쟁 해결이 불가능한 만큼 당사자인 우크라이나 정부와 분리주의 반군이 직접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주말로 예정된 프랑스 대선이 끝나고 나면 노르망디 형식 회담을 지속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에 메르켈도 "노르망디 형식 회담 활동에 만족하진 않지만 그것은 여전히 우크라이나 동부 분쟁 해결 협상을 위한 최고의 협상틀"이라고 동의했다.
그는 이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휴전을 공고히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지난달 말 해당 지역에서 휴전 감독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휴전 감시단 요원이 지뢰 폭발로 사망한 사건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메르켈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유럽연합(EU)의 대러 제재와 관련 "민스크 협정이 준수되지 않는 한 러시아에 대한 EU의 제재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 대선과 올해 유럽 국가 선거 등에 러시아가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과 관련한 질문에 "우리는 다른 나라의 정치과정에 절대 개입하지 않으며 누군가가 우리 정치와 대외 정책에 개입하길 원치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미국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주장은 소문일 뿐이며 프랑스 대선과 독일 총선 등 유럽 국가 선거에도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은 오는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모든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메르켈 총리의 방러는 지난 2015년 5월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모스크바를 방문한 이후 2년 만이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