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협상 상견례 후 EU "타결 10배 회의적"(종합)
융커 "딴 세상에 사나" 영국계획 현실성 뒷말
영국내 '노딜위험' 목소리…메이 "EU발 가십일 뿐" 반박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권혜진 기자 =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회동한 뒤 영국의 EU 탈퇴 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해 이전보다 회의적인 시각을 갖게 됐다고 독일 언론이 보도했다.
이러한 보도에 메이 총리는 EU 본부 쪽에서 나온 '가십'에 불과하다며 회담은 건설적이었다고 반박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독일 일간 알게마이네차이퉁(FAZ)에 따르면 사흘 전인 지난달 27일 영국 런던 다우닝가 10 총리 집무실에서 메이 총리와 만찬을 겸한 회동을 한 융커 위원장은 회동 후 "(협상 타결 가능성에서) 이전보다 10배는 더 회의적인 상태로 다우닝가 10을 떠난다"고 평가했다.
융커 위원장은 특히 EU 다른 회원국에 줘야 할 돈이 없다는 메이 총리의 시각에 놀랐다며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 결렬 가능성을 50% 이상으로 내다본 것으로 전해졌다.
융커 위원장은 이튿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메이 총리와 대화 내용을 전하며 메이가 "다른 세상에 있다"고 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런 융커 위원장의 반응은 동행했던 EU 집행위 관계자들에 의해 전해졌다.
집행위 관계자들도 영국 내 EU 시민과 EU 27개 회원국 내 영국민의 거주·근로권한의 신속한 보장과 협상 기한인 2년 내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등 메이 총리의 야심에 놀랐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메이 총리는 회동에서 탈퇴 협상과 FTA 협상을 협상 기한인 2019년 3월까지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두 협상을 병행해 진행하자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채택한 협상 가이드라인에서 '선(先) 탈퇴조건 협상-후(後) FTA 등 미래관계 협상'을 천명한 EU 회원국들은 이른바 이혼합의금, 시민 거주·근로권한 보장, 북아일랜드~아일랜드공화국 국경 문제 협상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을 때만 FTA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협상 난항이 예상된다.
이 같은 언론 보도에 영국에선 협상 결렬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모양새다. 특히 야당 의원들은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전략의 실효성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EU 단일시장에서 이탈을 뜻하는 '하드 브렉시트'를 거부하는 자유민주당 팀 패런 대표는 "협상의 복잡성과 임무의 중대성을 인정하는 것을 거부함으로써 총리가 '노딜'(No deal·합의하지 못한 채 EU를 탈퇴하는 사태)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보수당 의원인 버나드 젠킨도 "이는 합의 도달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일부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그러나 언론 보도 내용은 EU 본부 쪽에서 나온 가십거리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메이 총리는 "만찬 직후 EU 집행위에서 회담이 건설적이라고 스스로 발표하지 않았느냐"면서 "다만 (이런 소문은) 협상이 때로는 어려울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영국과 EU 27개 회원국이 협상을 타결짓느냐와 상관없이 영국은 2년 협상 기간이 끝나는 2019년 3월 29일 EU를 공식 탈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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