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인 사고 부상자 "붐대가 부러지면서 쇠줄이 회오리쳤다"
삼성중공업 일반노조 "경영진 안전 불감증·부주의 탓"
(거제=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타워 크레인에 매달려 있던) 구조물이 떨어진 곳에서 20여m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도 다쳤습니다. 그야말로 날벼락이었죠."
1일 경남 거제 삼성중공업에서 발생한 크레인 충돌 사고로 팔을 다쳐 인근 백병원으로 이송된 김모(48)씨는 근로자의 날 발생한 대형 참사에 충격이 가시지 않은 채 말을 이어 나갔다.
김 씨는 "타워 크레인이 구조물을 매달고 움직이고 있었는데 그 구조물이 떨어졌다"며 "사고 당시 타워 크레인 붐대도 앞·뒷 부분이 부러지면서 붐대에 연결된 쇠줄(와이어)이 회오리쳤는데 그 때 다쳤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구조물이 떨어진 주변에 있던 흡연실에서 휴식을 취하던 사람들, 간이 화장실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많이 다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근로자의 날이어서 평소처럼 많지는 않았지만 흡연실 안팎에는 100명 안팎의 인원이 있었던 걸로 보였다"고 기억했다.
김 씨는 "사고 이후에는 다치지 않은 작업자들이 쓰러진 사람들에게 달려가 응급 처치를 하려고 하는 등 모두들 정신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렇게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크레인이 휴게실 위로 다니면 안되는데…"라며 숨지거나 중상을 입은 동료들이 예상보다 많은 데 충격을 받아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부상자들이 제일 많이 이송된 백병원을 찾은 삼성중공업 일반노조 김경습 위원장은 사측의 책임을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가슴이 아픈 건 근로자의 날에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숨지거나 다쳤다는 것"이라며 "작업을 하다가 다친 것이 아니라 쉬는 시간에 날벼락을 맞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크레인이 움직이는 범위 안에 흡연실(휴게실)을 설치했다가 사고가 난 것"이라며 "경영진의 안전 불감증, 부주의 탓에 휴식을 취하던 사람들이 사고를 당했다"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재차 "근로자의 날인데도 쉬지 못하고 큰 사고를 당해 암담하다"며 "힘 없는 협력사 노동자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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