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文 때리기' 화력 집중…"말 바꾸고 오만하다"
"文의 상왕은 이해찬"…'보수 궤멸' 발언 집중 겨냥
"문재인과 골든크로스만 남아"…安측 '공동정부론' 평가절하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겨냥한 집중사격에 나섰다. "다음 주부터 문재인만 때린다"던 홍 후보의 지난달 27일 예고대로다.
홍 후보는 당장 '상왕정치론'을 문 후보에도 뒤집어 씌웠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상왕(박지원)과 태상왕(김종인)'을 지목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문 후보의 상왕은 '친노(친노무현) 실세' 이해찬 의원이라는 주장이다.
홍 후보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재인이 집권하면 (이해찬이) 좌파 공화국의 상왕이 돼 이 땅의 보수 세력을 문재인의 말대로 불태우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이 전날 충남 공주 유세에서 "극우·보수 세력들이 다시는 이 나라를 농단하지 못하게 철저히 궤멸시켜야 한다"고 발언한 데 대해 홍 후보는 "캄보디아의 '킬링필드'를 연상시킨다"고 비판했다.
홍 후보가 '문재인 때리기'에 집중하는 것은 자신이 이미 안 후보 지지율을 따라잡았다는 판단에서다. 안 후보는 제쳐놓고, 남은 선거운동 기간 1위인 문 후보에 화력을 쏟아붓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한국당의 이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는 최근 홍 후보 지지율의 상승세에 한껏 고무된 가운데 문 후보에게 융단폭격했다.
정우택 상임선대위원장이 "홍 후보의 거센 추격을 받는 문 후보가 긴장감과 조급함을 감출 수 없었는지 막말을 시작했다"며 "자신을 향한 국민의 검증을 색깔론과 종북몰이로 치부하고 뭉개는 게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매우 오만한 처신"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심재철 공동선대위원장이 바통을 넘겨받아 "국민의 표를 얻으려는 정치인은 그 말에 거짓이 없어야 한다"며 문 후보의 대선 불출마 발언 번복,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기권과 관련한 '말 바꾸기' 의혹 등을 거론했다.
안상수 공동선대위원장도 "(문 후보는) 세월호 노란 배지를 3년 이상 달고 다니면서 우리나라를 위해 숭고하게 목숨 바친 젊은이에 대한 위로는 한 마디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현재 공약위원장은 문 후보 공약 재원을 두고 "5년간 총 175조 원이 필요하고, 정부 지출을 줄여 105조 원을 마련하겠다고 했다"며 "그중 80조 원은 SOC와 국방예산을 줄여 만든다고 했다. 그런데 올해 정부의 SOC·국방예산이 62조 원"이라고 꼬집었다.
홍 후보와 한국당은 일부 방송사의 영상 편집과 여론조사기관 발표의 신뢰성도 문제 삼으면서, '바닥 민심'은 홍 후보의 역전승으로 기우는 추세라고 역설했다.
홍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 "문 후보는 (화투에서) 피를 열심히 모으고 있고, 안 후보는 광을 2개 들고 죄는데, 홍준표가 홍단으로 (3점이) 난다더라"는 말을 인용하며 역전승을 자신했다.
이주영 공동선대위원장은 "2·3위가 교차하는 '실버크로스'를 넘었고, 이제 1·2위가 바뀌는 '골든크로스'를 향해 올라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인 신상진 공동선대위원장은 "어제 종편을 보니 문 후보는 군중이 모인 데서 유세하는 장면을 보여주고, 홍 후보는 승용차에서 내려서 유세차에 올라타는 모습만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이철우 총괄선대본부장은 "종일 편파방송하는 종편을 법으로 조치해주기 바란다"고 이어받았다. 그는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홍 후보 지지율이 유독 낮게 발표된다면서 "한국갤럽은 여론조사 조작기관이다. 선거 끝나면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가 회심의 카드로 꺼내 든 '공동정부론'에 대해 한국당은 우파·보수의 표심을 얻기 위한 책략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정우택 선대위원장은 "연일 폭락하는 지지율은 안 후보가 본인 장기인 '철수'를 다시 심각하게 고민할 시점이 눈앞에 와 있음을 보여준다"며 "공동정부 운운 행태는 보수·우파를 현혹하려는 선거 술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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