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직인사에 '우주계' 부상…저장성장에 유인우주선 지휘관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의 우주 굴기(堀起)와 함께 중국 공직사회에 '우주계'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저장(浙江)성에서 처쥔(車俊) 성장이 샤바오룽(夏寶龍) 당서기 후임으로 승진함에 따라 생긴 연쇄 이동 여파로 위안자쥔(袁家軍·55) 부서기가 대리성장을 맡게 됐다고 중신망이 1일 보도했다.
이는 또다른 '우주계'(航天系)가 당정 고위직에 오르게 된 것을 의미한다.
위안 신임 성장은 1984년 베이징 항공항천대 비행체설계학과를 졸업한 뒤 우주개발 사업에만 28년을 몸담은 과학자다.
중국의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 발사의 부총지휘를 맡아 1999년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바 있다. 당시 준수한 외모의 37세 위안자쥔에게 '우주 소장군'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어 선저우 2호부터 5호까지 프로젝트의 총지휘를 맡은 뒤 2007년 중국 항천과학기술그룹 부총경리를 거쳐 2012년 공직에 입문, 닝샤(寧夏) 자치구 상무위원, 상무부주석과 저장성 부성장 등을 지냈다.
근래 들어 우주계를 대표로 한 중국의 군수 과학기술 인사들이 중국 정가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위안자쥔 외에도 장칭웨이(張慶偉·56) 헤이룽장(黑龍江)성 서기, 마싱루이(馬興瑞·57) 광둥(廣東)성장, 천추파(陳求發) 랴오닝(遼寧)성장, 쉬다저(許達哲) 후난(湖南)성장 등이 우주계에 속한다.
이중 장 서기는 정계 입문전 30년간 항공우주 분야에 몸담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후춘화(胡春華·54) 광둥(廣東)성 서기, 쑨정차이(孫政才·54) 충칭(重慶)시 서기 등과 함께 중국 공산당의 '4대천왕'중 한 명으로 불리는 인물이기도 하다.
마 성장도 중국 달탐사 프로젝트 총지휘자였던 2013년 12월 달 탐사위성을 처음으로 달 표면에 안착시켜 시 주석 등 최고지도부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쉬 성장도 32년 공직 경력을 우주항공 분야에서만 쏟은 기술관료이며 천 성장은 마 성장에 앞서 국가우주국을 이끌었다.
이밖에 중국병기공업그룹 총경리 장궈칭(張國淸)이 충칭시장에 임명된 것이나 중국전자과기그룹 총경리 왕즈강(王志剛)이 과학기술부 서기로 옮긴 것도 중국 지도부의 테크노크라트 중시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국항공공업그룹(AVIC)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계측기 엔지니어 하오펑(학鵬)이 현재 국유자산관리위원회 서기를 맡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체제에서 이 같은 기술관료 중용은 상하이방(上海幇)이나 퇀파이(團派·공산주의청년단 출신의 정치 파벌) 등 특정 정파에 속하지 않은 중립적 배경의 새로운 인재를 선호하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장쑤(江蘇)성에서도 최근 스타이펑(石泰峰) 성장이 리젠화(李建華) 닝샤자치구 당서기 후임으로 옮김에 따라 우정룽(吳政隆) 난징(南京)시 서기가 장쑤성 성장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우 서기 역시 중국 기계전자공업부에서 오래 근무한 기술관료로 꼽힌다.
한편 홍콩 명보(明報)는 닝샤 자치구 서기에서 물러난 중앙조직부 출신의 리젠화 서기가 중앙당교 상무부교장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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