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걱 모양의 부리' 저어새, 지구에 남은 67%가 한국에 산다
해수부, 5월의 해양생물로 선정
(세종=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해양수산부는 전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저어새'를 5월의 해양생물로 선정했다고 1일 발표했다.
기다란 주걱 모양의 부리를 지닌 저어새는 가면을 쓴 것처럼 보이는 검은 얼굴과 독특한 부리 모양 때문에 외국에서 '검은 얼굴 숟가락 부리새'(Black-faced Spoonbill)라고도 불린다.
저어새라는 이름처럼 갯벌의 얕은 물 속을 부리로 이리저리 저어 가며 물고기, 새우, 게 등의 먹이를 찾는 습성을 지닌다.
몸길이는 약 70∼80cm이며 평상시에는 온몸의 깃털이 흰색이나, 번식기인 3월에서 5월 사이에는 댕기 깃이 노란 감귤 색으로 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동아시아에만 분포하는 저어새는 현재 세계적으로 3천여 마리만이 남아 있는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이다.
특히 이 가운데 67% 가량인 2천여 마리가 우리나라의 강화갯벌, 안산 대부도갯벌 등 먹이가 풍부하고 청정한 서·남해안의 갯벌에서 서식한다.
3월 중순이면 번식지인 강화도 서해안 일원과 한강 하구에 찾아와 줄풀 뿌리와 나뭇가지 등으로 둥지를 만든다. 5월 하순께 흰색 바탕에 흐린 자색과 갈색의 얼룩점이 흩어져 있는 알을 4~6개 낳는다.
해수부는 갯벌의 소실 등으로 생존의 위협을 받는 저어새를 보호하기 위해 작년 9월 저어새를 '보호대상해양생물'로 지정했다. 주요 서식지 중 하나인 안산 대부도갯벌은 올해 3월 '습지보호지역'으로 정했다.
박승준 해수부 해양생태과장은 "세계적인 멸종 위기종이자 우리 갯벌의 대표 서식 종인 저어새를 보호하기 위해 대부도갯벌 등 주 서식지를 청정하게 보존하는 한편, 전국 규모의 바닷새 분포 조사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체계적인 보호 대책을 마련·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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