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프 더용 신임코치 "평창올림픽 금메달 2개 획득 돕겠다"
보프 더용 코치, 이메일 인터뷰에서 코치직 수락 이유와 목표 밝혀
"히딩크 감독에게 한국생활 조언 들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밥대용 형님이 코치로 오셨네요." "밥 코치님. 이름부터 호감인데, 평창올림픽 잘 부탁합니다."
지난 4월 26일, 스피드스케이팅 보프 더용(41·네덜란드)코치가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코치로 선임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 네티즌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보프 더용 코치는 한 시대를 풍미한 스피드스케이팅 스타지만, 그가 한국에서 유명해진 이유는 따로 있다.
더용 코치는 2010 밴쿠버 올림픽과 2014 소치 올림픽에서 이승훈(대한항공)과 치열한 경쟁을 펼쳤는데, 당시 여러 매체를 통해 '밥데용'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되면서 국내 팬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더용 코치는 동메달을 획득한 밴쿠버 올림픽 1만m 시상식에서 금메달리스트 이승훈(대한항공)을 목말 태워 더 유명해졌다.
아직도 많은 국내 팬들은 그를 국립국어원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이름(Bob de Jong·보프 더용) 대신 '밥데용'이라 부르고 있다.
더용 코치는 30일(한국시간) 연합뉴스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국내 반응에 관해 "내 이름이 한국에서 화제가 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라며 "한국에 들어가면 좀 더 많은 '밥'을 먹겠다"라고 웃어넘겼다.
보프 더용 코치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코치직을 수락한 이유부터 밝혔다.
그는 "현역시절 한국 대표팀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밴쿠버 올림픽에선 이승훈과 함께 포디움에 올랐고, 소치 올림픽에서는 코리안 하우스와 한국의 올림픽 빌리지를 여러 차례 방문해 한국 선수들과 즐겁게 지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무엇보다 내년에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개최국 한국 대표팀과 새로운 도전을 펼치고 싶다는 열망이 컸다. 대한빙상경기연맹에서 기회를 주셔서 큰 고민 없이 받아들였다"라고 밝혔다.
보프 더용 코치는 '경쟁자였던 이승훈과 사제지간이 됐다'라는 말에 "우린 선수 시절 선의의 경쟁자로 활동했다. 선수 시절부터 이승훈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승훈은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하는 등 많은 경험을 가진 선수"라며 "그와 함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2010년 밴쿠버 올림픽 시상식을 기억하느냐'라는 질문엔 "그 자리는 이승훈과 나, 이반 스콥레프(러시아·은메달리스트) 모두에게 특별한 자리였다. 세 선수 모두 경기 결과에 만족했고, 자연스럽게 이승훈을 무동 태웠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네덜란드는 스벤 크라머가 실격처리돼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네덜란드 선수들은 내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당시 행동을 후회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더용 코치는 지도자로서 평창올림픽에서의 목표를 묻는 말엔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종목에서 2개의 금메달을 목표로 두고 있더라"라며 "무엇보다 모든 선수가 평창에서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울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모두가 개인 기록을 깬다면 메달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더용 코치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과 한국 사회에 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라는 질문엔 "한국에선 스피드스케이팅보다 쇼트트랙 시장이 크지만,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은 우수한 유망주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던 에릭 바우만 감독과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한국과 한국생활에 관해 많은 조언을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2주 뒤 한국에 도착해 본격적인 코치 활동을 하게 됐다"라며 "남은 기간 한국 팬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지도자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보프 더용 코치는 지난 26일 연맹 상임이사회에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신임 어시스턴트 코치로 선임했다.
연맹은 "대표팀의 장거리 개인 종목이 상대적으로 부진해 더용 코치를 영입했으며, 더용 코치는 평창올림픽까지 한국 대표팀을 이끌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프 더용 코치는 다음달 15일 입국한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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