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삼성 고시' 열풍…지원자만 2만명 몰려
서류전형 합격자 8천200명, 삼성 현지법인 공채 직무적성검사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베트남에서 대표적인 외국인 투자기업인 삼성전자와 계열사에 대한 입사 열기가 뜨겁다.
삼성그룹은 29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와 남부도시 호찌민에서 현지 대학졸업자 8천200명을 대상으로 직무적성검사(GSAT)를 했다.
이 시험은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SDS의 베트남법인 신입사원 공채를 위한 것이다.
GSAT에 앞선 1차 서류전형에는 베트남 전역에서 약 2만 명이 지원서를 냈다. 작년 하반기 공채 때 1만7천여 명이 지원하고 이중 7천여 명이 서류전형을 통과한 것과 비교하면 많이 늘어난 것이다.
삼성은 2011년부터 작년까지 베트남에서 GSAT를 통해 9천500여 명을 채용했다.
하노이 국립컨벤션센터에서는 오전과 오후로 나눠 총 7천 명가량이 GSAT를 치렀다. 이 시험은 한국과 비슷하게 수리 논리, 추리 논리, 시각적 사고 등 3개 평가영역으로 구성됐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매년 정기적으로 대규모 신입사원 공채를 하는 것은 베트남 기업이나 외국인 기업을 통틀어 삼성이 유일하다"며 "현지 응시생들이 GSAT과 같은 필기시험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보다 쉽게 출제하고 합격선도 낮게 잡는다"고 전했다.
삼성은 GSAT 합격자를 대상으로 5월 면접을 한 뒤 6월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베트남 북부 타이응우옌 성의 공대를 졸업한 응우옌 반 띠엔(24)은 "삼성이 베트남에 진출을 확대하며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이번 시험에 응시했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삼성의 대졸 신입사원 급여 수준은 월 500달러(57만 원) 정도로 중상위권이다.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삼성에 근무한 경력이 있으면 몸값을 높여 다른 기업으로 옮길 수 있다는 점도 베트남 청년들이 삼성을 선호하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2009년 4월 베트남 북부 박닌 성에 이어 2014년 3월 인근 타이응우옌 성에 휴대전화 공장을 가동했다. 두 공장은 삼성전자 전체 휴대전화 물량의 50%가량을 생산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4년 말 박닌 성에 있는 삼성전자 공장의 잔여부지에 생산시설을 착공, 그다음 해부터 부분 가동에 들어가는 등 삼성 계열사들의 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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