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호남 민주화 역사와 함께했다"…'텃밭 굳히기' 강행군(종합)
4~5일 사전투표 겨냥해 주말 총력전…"양강구도 무너지고 격차 벌어져"
DJ 계승의지 피력…"호남서 좀 더 밀면 집권여당"
(서울·익산·순천·광주·목포=연합뉴스) 서혜림 최평천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5·9 '장미대선'을 열흘 앞둔 29일 야권의 심장부인 호남지역 곳곳을 누비며 '대세 굳히기'에 총력전을 폈다.
특히 전북 익산을 시작으로 전남 순천, 광주, 목포 등 4개 도시를 연이어 찾으면서 그야말로 '호남 대장정'에 돌입한 느낌이다. 서울에서부터의 거리로 따지면 하루만에 무려 1천km를 이동하는 셈이라고 문 후보 측은 밝혔다.
문 후보가 이처럼 강행군에 나선 것은 황금연휴와 사전투표(다음 달 4∼5일)를 앞두고 '텃밭'에서 확실히 승세를 굳히려는 포석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호남의 경우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아직 남아있는 데다, 전통적으로 관망세를 유지하다 막판 1명의 야권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전략적 투표'의 경향을 보이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끝까지 공을 들여야 한다는 것이 문 후보 측의 판단이다.
문 후보는 이날 자신이 호남정신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계승할 적임자임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광주 충장로에서 열린 유세에서 "광주와 함께 핍박 받고, 광주와 함께 살아온 후보는 문재인 뿐"이라면서 "광주시민과 문재인, 몸은 다른 곳에 있었지만 정신은 하나였다. 이것이 바로 광주정신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광주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면서 기억하는 역사, 문재인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면서 기억하는 역사가 꼭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은 평생 '빨갱이'라는 소리를 들지만 이겨냈다"면서 "저도 '종북 좌파'로 지긋지긋하게 시달리고 있다. 그래도 국민은 안보를 제일 잘할 후보로 제가 1등이라고 한다"라고 강조했다.
목포 평화로 유세에서도 "호남 민주화의 역사과 함께 했다"면서 "호남 아들 자격이 있다고 인정해 주시겠나"라고 호소했다.
문 후보는 또 호남에 퍼져있는 '불안한 후보론'을 불식하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그는 "지난 유세때 대선 패배 죄송스럽다고 말했는데, 오늘은 감사인사부터 드리겠다"면서 "양강구도가 무너졌다.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순천 연향동과 익산역 동부광장 유세에서도 "민주당이 지난 총선 때 호남에서 호되게 야단을 맞았지만 그게 좋은 약이 돼서 (지금) 호남 바깥에서는 훨훨 날고 있다"면서 "호남에서 좀 더 밀어주시면 집권 여당이 되지 않겠나"라고 호소했다.
지역 맞춤형 공약도 함께 제시하며 표심을 파고들었다.
익산에서는 국가식품클러스터 2단계 산업단지와 농식품 비즈니스 센터 건립을 약속했다.
순천에 가서는 순천-여수-광양을 '관광벨트'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순천 해룡산업단지를 초경량 마그네슘 신소재 부품 클러스터로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지역에 연고를 둔 인사들도 나서서 문 후보에게 힘을 실었다.
익산 출신인 임종수 작곡가는 유세차에 올라 문 후보와 함께 자신이 곡을 붙인 나훈아의 '고향역'을 불렀다. 경선 당시 안희정 충남지사를 지원한 순천 출신 서갑원 전 의원도 순천 유세에 함께 했다.
광주 유세에는 추미애 대표 겸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이해찬 공동선대위원장, 김 전 대통령의 삼남인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도 참석했다.
목포 유세장에서는 연설에 앞서 지지자들과 함께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을 했다.
한편 문 후보는 이날 아침 익산행 KTX에서 자리를 잘못 찾는 실수 덕분에 배우 이선균씨와 '깜짝 조우'했다. 문 후보는 신작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 홍보차 광주로 함께 내려가던 이씨와 그의 동료배우 안재홍·김희원씨와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고 문 후보 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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