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EO 증시전망]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올해 코스피200기업 순이익 129조원…사상최대 예상"
"기업이익 증가 추세 불구 증시 매우 저평가 상태"
"코스피 고공행진 '자연스러운 일'…5월 '팔자' 격언 역발상 필요"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최근 코스피 상승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5월에 팔고 떠나라(Sell in May, and go away)'는 증시 격언도 있지만, 지금은 5월 격언을 역발상해 '사는' 전략이 필요한 때일 수도 있습니다."
5월에 팔고 떠나라는 말은 통상 5월에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나타나 생긴 증시 격언이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3일 올해 증시전망과 관련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 격언을 뒤집어서 생각해야 한다고 답했다.
유 사장은 "현재 주식시장은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가치평가 지표로 봤을 때 매우 저평가된 상태"라며 최근의 주가 상승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진단했다.
유 사장은 "주가는 기업이익의 함수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올해 코스피200 편입 기업의 순이익 합계는 129조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이런 판단의 근거를 밝혔다.
유 사장은 코스피의 고공행진보다 더 중요한 사실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다는 점을 꼽았다.
한국은행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4월에 101.2를 기록해 전월보다 4.5포인트나 올랐고, 6개월 만에 장기평균값 100을 회복했다는 것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장기 평균치를 기준으로 100보다 크면 낙관적, 100보다 낮으면 비관적으로 해석한다.
유 사장은 "최악의 상황이 지나가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일본형 불황과 디플레이션에 대한 막연한 우려가 경제와 자본시장을 지배하면서 경기 선순환을 방해했지만 대선 이후부터는 정치적 안정성도 확보될 것이고, 현대중공업·롯데그룹 등 지주사 전환 기업도 늘어난다"며 국내 경제에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는 점을 지목했다.
유 사장은 다만 변동성 확대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6월에는 미국 중앙은행이 보유한 채권의 만기 재투자 정책 변경을 시사할 가능성이 있고, 금리 상승 속도가 빨라질 경우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금융 안정성에 대해 불안감이 불거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변동성 확대가 주식시장 진입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유 사장의 판단이다.
유 사장은 "통상 주식시장의 중장기 기대 수익률은 경제 성장률(3%)과 인플레이션(2%)에 배당 수익률(1.5%)을 더한 값으로 산출하는데 시중 금리는 여전히 2%에도 못 미친다"며 "기업의 이익이 증가하기 시작했지만, 주식시장은 매우 저평가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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