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카슈미르 시위 격화에 페이스북·트위터 차단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인도의 화약고'라 불리는 인도령 카슈미르(잠무-카슈미르 주)에서 분리주의 지지 청년들의 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주 정부가 시위에 이용된다는 이유로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22개 사이트를 차단했다.
27일 현지 일간 힌두스탄타임스 등에 따르면 잠무-카슈미르 주 정부는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외에도 왓츠앱, 스냅챗 등 메신저 서비스도 차단했다. 유튜브 등 동영상 공유 사이트에도 영상을 올릴 수 없도록 했다.
카슈미르 주에서는 이미 지난 17일부터 모바일 인터넷 사용을 막고자 3세대(3G), 4세대(4G) 휴대전화 서비스를 중단해 2G 서비스만 이용되고 있었지만, 이번 조치로 컴퓨터 등 유선 인터넷으로도 이들 사이트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주정부는 "반국가 세력이 검증되지 않은 자극적인 콘텐츠를 소셜네트워킹 사이트나 메신저로 유포해 공공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고 불협화음과 소요를 일으키고 있다"며 이번 조치가 최소한 한 달 이상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는 과거에도 시위 사태가 격화하는 지역에서 소요 확산 방지를 이유로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를 종종 차단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가 사태 해결에는 도움되지 않으면서 국민의 자유만 억제한다는 비판도 많다. 또한 가상사설망(VPN)을 사용해 차단조치를 우회할 수도 있어 실효성도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카슈미르에서는 지난 9일 연방하원의원 보궐선거를 맞아 인도 정부가 주관하는 투표에 반대하는 분리주의 단체 청년들이 투표소 앞에서 돌을 던지는 등 강경 시위를 벌이자 경찰이 실탄을 발포하면서 시위 참가자 8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다쳤다.
이후 경찰이 수색을 이유로 이 지역 대학교 캠퍼스에 진입하면서 시위는 각 대학으로 퍼져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인도군이 군용차 바깥에 카슈미르 주민을 묶어 이른바 '인간방패'로 삼고 차를 운행한 영상 등이 소셜미디어로 퍼지면서 인도군에 대한 비난 여론도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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