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하루만에 '실전운용' 돌입…美, 왜 서두르나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 시급 인식…北미사일 쏘면 요격 태세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주한미군이 경북 성주에 배치한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체계를 하루 만에 작전배치를 끝내고 사실상 실전 운용상태로 유지키로 한 것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성주에 배치한 사드를 시범운용이 아닌 실제로 바로 운용하는 것이냐'고 질의한 데 대해 "실제 운용"이라며 "한미가 일부 사드 전력을 배치한 것은 이제 북한이 도발하면 대응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을 갖춘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미군이 다음 달 9일 실시되는 대선 이전에 사드체계를 시험 가동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지만, 시험가동 없이 바로 실전운용에 들어간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작전배치가 완료되어 실제 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문 대변인은 '야전 운용도 환경영향평가 없이 가능하냐'라는 질문에 "그렇게 이해하면 된다"면서 "발사대 일부와 교전통제소, 레이더가 배치되어 있어 이를 연결해서 초기작전운용 능력을 구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의 이런 설명은 미국 태평양사령관의 발언과도 일맥상통한다.
태평양사령부 해리 해리스 사령관은 26일(현지시간) 미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성주골프장에 배치된 "사드가 곧 가동에 들어간다"면서 "북한의 점증하는 위협에 대해 한국을 더 잘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곧'이라고 한 것은 수일 내라는 의미가 강하지만, 사실상 배치 직후부터 실전운용에 들어간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표현이라는 해석이 많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사드 발사대 6기가 반입되어 있고, 이 가운데 2기가 지난 26일 성주골프장에 배치됐다. 나머지 4기도 대선 이전에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군이 사드 실전운용을 서두른 것에 대해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방어 등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무엇보다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란 것에 한미가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렉스 틸러슨 국무·제임스 매티스 국방 장관과 댄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상원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한 대북 브리핑을 마치고 낸 합동성명에서 "북한의 불법 무기 프로그램과 핵·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중단시키기 위한 과거의 노력은 실패했다"면서 "북한의 핵무기 추구는 국가 안보에 대한 긴급한 위협이고 외교정책의 최우선 순위"라고 말했다.
북한의 핵무기 수준이 미국을 위협하는 단계에까지 도달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핵탄두를 미국 본토까지 실어갈 수 있는 ICBM을 개발 중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 북한이 6∼7주에 한 개씩 핵폭탄을 만들 수 있다는 결론을 트럼프 행정부가 전문가들의 연구와 기밀정보 보고를 종합해 얻었다면서 앞으로 4∼5년 안에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준까지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내인 2020년까지 ICBM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고 전하기도 했다.
북한은 2013년 2월 제3차 핵실험 이후 핵·경제 노선을 표방하면서 핵 고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두 차례 핵실험을 통해 소형화, 경량화 기술을 상당 수준 확보한 것으로 군 당국은 평가하고 있다.
국방부는 북한이 핵무기를 8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 50kg을 보유하고 있고, 고농축 우라늄(HEU) 프로그램도 상당한 수준으로 진전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20kt급 핵탄두 6개 또는 5kt급 핵탄두 10개를 제조할 능력이 있고, 핵탄두를 스커드와 노동미사일에 탑재할 정도의 소형화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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