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洪 'TK 목장의 결투'…보수층 표심 대선변수 부상
보수층 선택 따라 安·洪 지지율 등락에 큰 영향
유승민도 TK 방문…문재인은 '최대표밭' 수도권서 굳히기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이상헌 이광빈 기자 = 중반전에 접어든 '5·9 대선' 선거전에서 보수층 표심이 주요 변수로 부상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진보층 유권자의 압도적 지지 속에 선두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보수층의 선택이 비문(비문재인) 후보의 지지율 등락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얼미터가 24∼26일 CBS 의뢰로 전국 유권자 1천5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7일 발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오차범위 ±2.5%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문 후보 44.4%,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22.8%,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13.0%, 정의당 심상정 후보 7.5%,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5.4%로 나타났다.
이념 성향별로 진보층은 70.0%가 문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혀 문 후보 독주 현상이 나타났지만, 보수층은 홍 후보 38.5%, 안 후보 25.1%로 어느 후보가 독점한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역별로는 보수 성향이 강한 대구·경북(TK)에서 문 후보(29.4%), 안 후보(25.5), 홍 후보(22.9%)가 오차범위 접전을 벌이고 있다. 또 보수층이 탄탄한 60대 이상에서도 안 후보 37.3%, 홍 후보 27.6%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주목할 만한 대목은 안 후보에게 몰려있던 보수층 표심이 분산되면서 상대적으로 홍 후보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홍 후보는 이번 조사 때 보수층에서 안 후보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안 후보가 중도층에서 보수층으로, 홍 후보가 보수층에서 중도층으로의 지지율 제고 전략을 취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안 후보는 보수층 지키기가, 홍 후보는 보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절실한 상황인 셈이다.
이를 반영하듯 비문 후보들은 이날 일제히 보수의 심장부로 통하는 TK를 찾아가 보수층 표심 공략에 나섰다.
안 후보는 오전 제주도 일정 후 곧장 TK 지역으로 이동해 경북 경주와 영천을 들러 시장을 방문하고 유세를 벌인다.
이후 대구로 이동해 2·28 의거 기념탑을 참배한 뒤 대구광역시의회와 지방분권 개헌 협약식, 대구 발전 공약발표회를 갖고 동성로에서 유세를 개최할 예정이다.
안 후보 측은 "TK 지역은 안 후보가 여전히 문 후보보다 지지율에서 우위를 점하는 곳으로 보고 있다"며 "이 지역 지지층을 더 확고히 하면 대선 승리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전날 대구 서문시장 유세를 벌인 데 이어 이날은 경북 구미와 김천에서 거점 유세를 펼친다. 홍 후보가 TK를 찾은 것은 지난달 31일 한국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 벌써 6번째다.
홍 후보는 오후 충청권으로 이동해 충남 천안과 아산·서산·당진을 차례로 방문해 충청권 공략에도 나선다.
홍 후보 측은 "안 후보에게 갔던 영남권과 보수층 표심이 홍 후보로 몰리고 있다"며 "영남권 지지를 토대로 '동남풍'을 충청과 수도권으로 확산시키면 충분히 해볼만한 승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 후보 또한 대구로 내려가 이학재 의원 등이 진행중인 '새로운 보수의 길을 구하는 대장정' 행사에 합류했다. 또 경북 경산시에 있는 영남대를 찾아 학생들과 간담회를 개최한다.
유 후보의 TK 방문 역시 보수표심 공략이지만 보수 주도권 경쟁에서 홍 후보에 밀리고 있다는 절박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문 후보는 서울과 경기 일정에 나서며 '최대표밭'인 수도권 공략에 나섰다.
그는 오전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뒤 농업부문과 지방분권 정책 발표, 통합정부 구상 제시 등 정책 행보를 벌인다. 저녁에는 경기 성남시에서 유세를 펼치는 등 수도권 일정을 소화한다.
심 후보는 오전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뒤 성신여대 앞에서 유세를 벌인다.
jbry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