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가모·발렌시아가·디올…명품브랜드들 한국서 '울상'
"직구증가·원가상승 등 때문"…고급 시계 시장은 호황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디올, 발렌시아가, 페라가모 등 유명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한국에서 고전하고 있다.
직구 규모의 증가, 원가 상승 등 때문에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줄었고 몇 년째 적자인 기업도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페라가모코리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9억원으로 전년의 67억원보다 12% 가량 줄었다.
매출액은 1천499억원으로 3% 증가했다.
프랑스 명품브랜드 LVMH 소속의 펜디코리아의 작년 영업이익은 24억7천만원으로 전년보다 11% 감소했다.
크리스챤디올꾸뛰르와 발렌시아가코리아는 몇 년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디올의 영업손실은 83억6천만원으로 전년(137억원 손실)보다 규모가 줄기는 했으나 여전히 마이너스다.
발렌시아가의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35억7천만원으로 전년보다 49% 늘었는데, 인건비와 지급 임차료가 상승에 따른 것이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직구 규모가 점차 늘어나는 데다 라이선스 브랜드의 경우 해외 본사의 지휘를 받아야 하므로 현지화가 잘되지 않는 것이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원가와 인건비 등 비용은 늘어나는데, 백화점 세일과 아울렛 확장 등으로 판매가격은 그대로인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구찌, 발렌시아가 등과 같은 이탈리아 명품브랜드 케링 그룹 소속인 보테가베네타코리아와 입생로랑코리아는 불황 중에도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보테가베네타코리아의 매출은 지난해 1천140억원으로 전년보다 1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8억원으로 34%, 당기순이익은 53억원으로 14% 각각 늘었다.
입생로랑코리아의 매출은 72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7% 가량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4억원, 당기순이익은 43억원으로 각각 49%, 47% 늘었다.
고급 시계 브랜드들 또한 사정이 나은 편이다.
한국로렉스는 지난해 매출이 3천106억원으로 전년(3천259억원)에 비해 4.7% 감소했다. 하지만 2015년 매출이 2014년(964억원) 매출보다 238% 증가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수치다. 영업이익은 526억원으로 2.5% 성장했다.
스와치그룹코리아의 경우 지난해 매출은 2천767억원, 영업이익은 315억원으로 각각 전년보다 20%, 63% 증가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고급 시계 브랜드의 경우 지난해 전반적으로 호황이었다"고 말했다.
루이뷔통과 에르메스, 샤넬, 구찌 등은 유한회사로 전환해 매출액 등 실적이 공개되지 않는다.
실적과 관계없이 대부분 명품업체는 기부금 규모를 전년보다 크게 줄였다.
페라가모는 1천만원에서 300만원으로, 펜디는 4천580만원에서 650만원으로, 디올은 1천480만원에서 1천280만원으로 각각 기부금을 깎았다.
입생로랑과 보테가베네타는 2015년에 각각 787만원, 499만원의 기부금을 냈으나 지난해는 한 푼도 내지 않았다.
발렌시아가와 스와치그룹코리아는 기부금 항목이 아예 없다.
한국로렉스는 2015년에 이어 지난해도 1억5천만원을 기부했다.
kamj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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