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도시바 인수전 살핀 최태원 "상황 말하기 일러"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도시바 메모리 반도체 부문 인수전을 살펴보기 위해 일본을 다녀온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6일 "(상황이) 어떻다고 말하기는 이르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2박 3일 방일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후 SK그룹 전용기 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한 최 회장은 "(출국금지 해제 후) 처음으로 현장에 다녀온 데다 일본밖에 안 갔기 때문에 어떻다고 말하기는 조금 이른 감이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도시바 인수에 자신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글쎄,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며 "관심을 가져줘서 감사하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에 이번 출장에 동행한 인수합병(M&A) 전문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일본에서 한국 언론 보도를 모두 번역해서 보고 있다"며 "누가 점령하고 하는 것이 아니니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SK그룹 내부에서는 이번 도시바 인수전에 대한 각오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의 새 주력엔진으로 부상한 SK하이닉스의 역량을 비약적으로 키울 기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4일 일본으로 출국한 최 회장은 현지에서 도시바 반도체 부문 인수를 위해 다각적인 행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현재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 미국의 웨스턴디지털(WD), 실버레이크파트너스 등과 인수전을 펼치고 있다.
폭스콘이 예비 입찰에서 3조엔(약 30조원)을 써내는 등 갈수록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2조엔(약 20조원)을 제시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반도체 사업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앞으로 일본계 재무적 투자자(FI) 등을 추가로 끌어들여 미국, 일본을 아우르는 다국적 연합군을 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 회장 출국에 앞서 최 회장이 일본에서 도시바 경영진을 만나 SK그룹의 반도체 사업 비전을 설명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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