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느티나무 있는 단층주택"…심부름 보낸 전 직장상사 조사 예정
(경산=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경찰이 4분 만에 은행을 턴 경산 자인농협 무장강도 피의자를 조기 검거하는 데 성공했지만, 범행에 사용한 권총 출처를 밝히기까지 상당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24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일 범행 후 55시간 만인 22일 오후 붙잡은 피의자 김모(43)씨는 권총 입수 경위에 관해 "2003년 칠곡 한 가정집 창고에서 발견해 보관해 온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직장상사 A씨 지시로 지인 B씨(사망) 집에 물건을 찾으러 갔다가 45구경 권총과 탄환이 5∼7발씩 든 탄창 3개를 담은 검은색 천 가방을 창고 선반 위에서 우연히 발견했다고 한다.
그는 군이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서 15년 가까이 차 트렁크에 이를 보관하고 관리에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평상시 밀리터리룩을 즐겨 입었다고 한다.
그러나 김씨는 B씨 집 위치를 묻자 "14년이 지나 정확히 어디인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큰 느티나무가 있고 넓은 잔디마당이 딸린 단층 주택인 것만 생각난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경찰은 조만간 A씨를 불러 당시 김씨를 B씨 집에 보낸 적이 있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또 수사팀을 보내 김씨가 진술한 곳과 유사한 주택을 찾고, B씨 유가족을 상대로 총기 보관 경위를 조사하기로 했다.
한편 경찰은 김씨가 범행에 사용한 권총 사진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분석을 의뢰한 결과 1942년∼1945년 미군이 주문해 미국 총기업체(RAMINGTON RAND INC)가 생산한 80만정 가운데 1정으로 추정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경찰은 6·25전쟁에 참전한 미군이 이 권총을 갖고 들어와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한국군도 과거에 45구경 권총을 사용했다는 지적에 따라 군을 대상으로 총기 유출 등 조사를 벌였으나 지금까지 유출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권총 출처를 밝히기 위해 다각적인 방법을 동원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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