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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타임슬립의 생명을 연장하다

23일 5.4%로 자체 최고 기록 경신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시한부를 선고받은 줄 알았던 타임슬립(시간 이동) 드라마가 다시 생명을 연장했다.

OCN 토일 드라마 '터널'이 그 어려운 것을 해냈다.

'터널'은 지난 23일 방송된 10회에서 평균 시청률 5.4%(이하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순간 최고 시청률 5.9%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내일 그대와' '사임당, 빛의 일기'에 이어 '시카고 타자기'까지, 타임슬립을 소재로 내세운 드라마가 최근 잇따라 고배를 마시고 있는 것과 달리 '터널'은 홀로 독주 중이다.

'운명과 시간이 교차하는 곳'이라는 부제가 붙은 '터널'에서 타임슬립 드라마의 희비가 엇갈린 것이다.


◇OCN 최고 기록 넘본다

'터널'의 이 같은 성과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취약한 채널에서 거둔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돋보인다.

'내일 그대와'와 '시카고 타자기'는 지상파와 이미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tvN 채널이지만 시청률 1~2%에 머물렀거나 현재 그런 성적이고, '사임당, 빛의 일기'는 SBS TV에서 방송되지만 10%가 어렵다.

그와 반대로 OCN은 평소 시청률 1~2%가 인기의 기준인 채널. '터널'은 지금과 같은 기세라면 OCN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크다.

앞서 OCN 최고 기록은 지난해 방송된 '38사기동대'가 세운 5.9%다. 이어 지난 3월 막을 내린 '보이스'의 5.7%가 뒤를 잇는다.

'터널'은 이야기에 탄력이 붙고 결말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는 상황이라 남은 6부에서 시청률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스타 캐스팅 없이 성공

'터널'은 특히나 스타 캐스팅 없이도 성공을 거뒀다.

'38사기동대'는 서인국과 마동석, '보이스'는 장혁과 이하나를 내세운 작품이다. 스타 배우의 유명세가 컸고 그들은 이름값에 걸맞은 연기를 펼쳤다.

반면 '터널'은 최진혁, 윤현민, 이유영이 주인공이다. 최진혁은 2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이고, 윤현민과 이유영은 아직 신예다.

더구나 2015년 3월31일 현역 입대했던 최진혁은 무릎 연골손상으로 7개월 만에 의병 전역했다. 그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했다고 크게 홍보를 할만한 요소가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진혁은 입대 직전 '오만과 편견'에서 보여줬던 연기력과 가능성을 '터널'에서 잇는 데 성공했다.

반면, '내일 그대와'는 이제훈과 신민아, '사임당, 빛의 일기'는 이영애와 송승헌, '시카고 타자기'는 유아인과 임수정이 주인공이다. 드라마의 저조한 시청률이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쟁쟁한 스타들이다.


◇"시그널 아류작?"→"새로운 이야기"

타임슬립 자체가 너무 식상하다는 평가를 받는 현실에서 '터널'은 심지어 '시그널'의 아류작이라는 오해를 받아야했다.

명작이라 평가받는 '시그널'은 1980년대와 현재의 형사들이 무전기로 교신하며 미제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다. 이로 인해 '터널'이 1980년대와 현재를 오가는 형사 이야기라는 점만 알려졌을 때는 '시그널'의 아류일 것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터널'은 '시그널'과 다른 길을 걸으며 새로운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1986년의 10년차 형사가 터널을 통과한 직후 갑자기 1986년생 동명의 형사 행세를 하게 되는 상황, 그가 과거에서 쫓던 연쇄 살인 사건과 그때의 인연이 30년이 지나서도 현재진행형인 상황 등은 '터널'만의 것이다.

이은미 작가, 신용휘 PD가 모두 신예임에도 '터널'은 흔들림없는 모습이다. 더불어 유효기간이 다 된 줄 알았던 타임슬립의 또다른 응용편을 보여주며 흥미를 자극한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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