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北인권 기권결정때 "판깨버릴까 못하겠다고 봐달라 해라"
文측, 해석분분하자 "기권방침을 관련국에 이해시켜달라는 것" 진화
기록물엔 '사전양해' 언급도…기록물관리법 위반 문제도 '도마'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최평천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측이 23일 2007년 유엔의 대북 인권결의안 당시 회의자료를 공개한 가운데 노무현 전 대통령이 기권결정을 정하면서 "판 깨버릴까 해서 못 하겠다고, 봐달라고 해라"라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이었던 김경수 의원이 이날 공개한 2007년 11월 16일 노 전 대통령 주재 관저회의 자료를 보면, 노 전 대통령은 "우리가 부담이 되더라도 모험이 안되게 가자. 외교부 장관이 양보를 하라"라면서 찬성표결을 원하는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을 설득하는 기록이 나와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장관 말이 백번 맞는데, 상대방 반응을 예측할 수 없다"며 "북한에 대해 내정간섭 안 하기로 약속을 해놔서, 판 깨버릴까 해서 못하겠다고 봐 달라고 해라. 국제정치보다 국내에서 건수 잡았다고 얼마나 조져댈지 귀가 따가운데"라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누가 판을 깨버린다는 것인가", "누구에게 봐 달라고 하라는 것인가" 등의 의문도 제기됐다.
문의가 이어지자 홍익표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공지 문자메시지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이 '봐 달라고 해라'라고 말한 부분은 노 전 대통령이 외교부 장관에게 우리나라가 대북인권결의안 기권을 하는 것에 대해 미국과 일본 등 관련국과 국제사회에 이해를 시켜달라는 주문이었다"고 설명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당시 우리 외교부는 미국·일본 등 관련국들과 대북인권결의안에 대한 사전 정지작업 중이었으며, 당시 모든 관계국이 찬성 입장을 밝힌 상황이었다"며 "하지만 10·4 정상회담 등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남북관계가 깨질 우려가 있어 기권한다는 점을 관련국들에 알려달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기록에 언급된 '사전 양해' 부분을 두고도 해석이 분분했다.
송 전 장관은 "북한에 사전 양해를 구해야 할 일이라면 차라리 시도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사전 양해'라는 단어를 미리 사용했기 때문에 송 전 장관이 반발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냈다.
다만 문 후보 측에서는 "송 전 장관은 '찬성'입장을 명시하지 않고서 통지문을 보내는 것 자체를 '사전 양해'로 받아들였을 수 있다. 찬성 입장으로 통보를 해야 한다는 강력한 주장을 편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일부에서는 이날 자료공개 자체가 대통령기록물 관리법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에서는 "위법 논란이 있을 수 있어 공개방침을 정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당시 기록물 전체 공개 주장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16일 회의에서 결정된 부분을 그대로 공개했으니 전체 회의록을 공개해봤자 실익도 없지 않느냐"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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