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대형 유통업체 스피니스가 한국산 고급배 5t을 'UAE 푸드뱅크'에 기부했다고 현지 일간 걸프뉴스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푸드뱅크는 UAE 정부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으로 먹을 수는 있지만 판매할 정도로 품질이 좋지 않은 음식이나 식품을 기업이나 개인에게서 기부받아 국내외 필요한 이들에게 전달한다.
스피니스가 푸드뱅크에 기부한 한국산 배는 30개들이 350박스 분량으로 대략 1천개 정도다.
스피니스는 "기부한 한국산 배는 품질 기준을 통과하지 못했지만 먹을 수는 있는 것"이라며 "멍이 들거나 표면에 반점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기부 자체는 칭찬받을 일이지만 달리 보면 한국산 배가 두바이에서 기대만큼 소비자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는 방증이라는 점에서 한국의 수출 농가 입장에선 씁쓸할 수밖에 없다.
매장에서 인기 상품이 아니다 보니 창고에서 보관하는 기간이 길어졌고, 이 과정에서 흠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한국산 배는 지난해 1월 UAE로 수출길을 열었다.
두바이 현지에서 한국산 배는 서양배와 차별화한 맛과 크기로 호평받긴 하지만 개당 10∼15 디르함(약 3천∼4천500원)에 팔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동시에 나온다.
현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UAE에서 한국산 배의 주 소비자는 한국 교민이나 주재원인 게 사실"이라며 "이번에 기부된 배는 현지 유통·보관 과정에서 일부 곰팡이가 피거나 멍이 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중동이 지리적으로 멀다 보니 보관성이 좋은 가공식품과 달리 과일과 같은 신선식품은 수출과 현지 판매에 어려움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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