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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총격테러 순직 경관…성소수자 인권 앞장서온 평화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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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총격테러 순직 경관…성소수자 인권 앞장서온 평화주의자

130명 숨진 파리 테러 때도 현장 출동…동료들 "겸손하고 착한 경찰관" 회고

38번째 생일 앞두고 참변…올랑드 트위터에서 "국가적 추모행사 곧 마련"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순찰 근무중 테러범의 자동소총 총격에 숨진 경찰관 자비에 쥐젤레(37)은 지난 2015년 11월 130명의 목숨을 앗아간 파리 테러 당시에도 현장에 출동해 근무했던 베테랑 경찰관이었다.

경찰 내 성적소수자 모임 회원으로 활동하며 동성애자 인권 운동에도 힘써온 쥐젤레 경관은 서른여덟번째 생일을 며칠 앞두고 증오를 조장하는 극단주의 세력의 희생양이 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리베라시옹 등 프랑스 언론들에 따르면 고(故) 쥐젤레 경관은 지난 2015년 11월 파리 바타클랑 극장과 그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총기·폭탄 테러 당시 현장 근무에 나섰던 베테랑 경찰이었다.

바타클랑 극장이 130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충격으로 휴관에 들어간 지 1년 만에 재개관 행사를 할 때 쥐젤레 경관은 그 누구보다 기뻐했다.

당시 바타클랑 극장이 영국 출신의 가수 스팅을 초청해 재개관 콘서트를 열었을 때 쥐젤레는 미국의 연예정보사이트 '피플'과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쥐젤레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상징적인 재개관 행사에 오게 돼 기쁘다면서 우리의 가치들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스팅의 콘서트를 "생명을 축복하고 테러리스트들에게 '노'(No)라고 말하기 위한 자리"라며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쥐젤레 경관은 2015년 1월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편집국 총기난사 사건 이후 잇따라 프랑스에서 터진 테러로 순직한 여섯 번째 경찰관이다.





파리 경찰노조 중 하나인 위니테-SGP의 이브 르페브르 경관은 "그는 경찰이라는 직업을 진심으로 사랑한 경관이었다"고 회고했다.

동료들에 따르면 쥐젤레는 경찰 투신 전에는 프랑스 헌병대에 근무했고, 2010년 경찰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유럽연합의 국경관리기구인 '프론텍스' 파견 근무를 자원해 그리스에서 두 차례 일하기도 하는 등 주로 경비·안전분야 공직자로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다.

그는 특히 프랑스 경찰 내 성적소수자(LGBT) 인권 모임인 'FLAG'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성적소수자 인권 증진을 위해 힘써왔다고 한다.

'FLAG'의 부회장인 알랭 마르망티에 경관은 "쥐젤레는 겸손하고 착한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쥐젤레는 동성 연인과 함께 시민연대협약(PACS) 형태로 함께 동거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는 1999년 PACS를 도입해 동거하는 동성 연인 등 결혼하지 않은 커플에게도 법적인 부부와 똑같은 혜택을 주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오는 23일 대선 1차 투표와 5월 7일 대선 결선투표 사이에 쥐젤레 경관의 추모식을 거행할 방침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베르나르 카즈뇌브 총리는 이날 다친 경찰관 2명이 입원한 조르주퐁피두 병원을 방문해 이들을 격려하고, 파리 경시청에 들러 순직한 쥐젤레 경관에게 조의를 표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순직한 경관의 가족과 친지분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국가적 추모행사를 곧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러 다음 날 전면통제가 해제된 샹젤리제 거리에 나온 시민들은 쥐젤레 경관이 숨진 곳 주변에 '경찰과 함께하겠다. 프랑스여 영원하라' 등의 글귀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꽃을 가져다 놓으며 고인의 희생을 기렸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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