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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 오산리 30대 젊은 이장 취임 1년…"마을이 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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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 오산리 30대 젊은 이장 취임 1년…"마을이 달라졌어요"

마을 생기고 첫 '마을 역량 강화 워크숍'…주민 자신감

한두만 이장 "농촌 젊어지려면 농사가 돈이 돼야 한다"

(횡성=연합뉴스) 류일형 기자 = '오산리 대추나무에 사랑 걸렸네!'




지난달 27일 오전 횡성군 공근면 오산리 마을회관에는 상기된 표정의 주민들이 모여 대추나무 다섯 그루씩을 받아들고 어린애들 마냥 즐거워했다.

주민들은 대추나무를 자기 집 뒤뜰이나 마을회관 주변, 도로가, 약수터, 마을 공터 등에 정성껏 심었다.

나무심기에 앞서 온 마을 주민이 마을회관에 모여 동네 대청소를 한 뒤 경로당에서 점심을 함께했다.

2~3년 뒤면 열리는 대추나무 열매는 영농조합법인에 전량 납품하기로 해 마을 수익 창출이라는 부수입도 챙기게 됐다.

이날 오산리 대추나무 심기 행사는 식목일을 앞둔 단순한 나무심기 행사와는 다른 의미를 지녀 잔잔한 감동을 더 했다.




한두만(39) 오산리 이장은 횡성군 9개 면 176명 이장 가운데 유일한 30대 '젊은 피'다.

오산리서 태어나 인근 횡성고와 원주 상지대를 졸업한 한 이장은 군복무기간을 빼고는 마을을 떠나본 적이 없는 토박이다.

대학에서 축산을 전공한 한 이장은 졸업과 동시에 결혼하고 부모님이 계신 오산리에 정착, 벼농사와 단호박·옥수수·콩 등을 재배하면서 한우도 90여 마리 키우고 있다.

젊은 사람이 드문 시골 농촌 마을에서 한 씨가 이장을 맡은 것은 2016년 1월.

2013~2014년 동네 총무 겸 새마을지도자로 활동하다 전임 이장이 건강문제로 물러나게 되면서 새 이장에 추대됐다.

마을 평균 연령이 65세를 넘는 오산리에 30대 젊은 이장이 취임하자 마을 분위기도 따라서 젊어졌다.




기존 이장이 무슨 사업을 하자고 하면 "무슨 사업을 해~"라고 반대하던 마을 어르신들이 한 이장이 제안하면 "이장이 알아서 해 봐~"라고 하신다고 한이장은 고마워했다.

한 이장은 "취임 당시 전체 80여 가구 중 귀농·귀촌 가구가 30여 가구에 달해 무엇보다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이 급선무라 생각하고 화합을 위해 기회만 있으면 모이기에 힘썼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전 주민이 버스 2대로 선진지를 견학하고 동해안 관광을 다녀온 것은 마을 분위기 전환에 큰 계기가 됐다.

한 이장은 "주민들이 침체한 마을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우리 동네도 조그만 사업이라도 해보자는 동기부여의 자리가 됐다"고 전했다.

새해 들어 마을이 생긴 후 처음으로 외부 강사를 초청, 4일간에 걸쳐 '마을 역량 강화 워크숍'을 열었다.

워크숍을 통해 우리 마을에도 자산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감을 느끼게 된 오산리 주민들은 2월 강원도 '기업형 새농촌 기초마을'사업에 신청, 선정되면서 1천만원의 사업비도 탔다.






이 사업비 일부와 주민 자비를 보태 대추나무 1천 그루를 사들여 마을에 심게 된 것이다.

한 이장은 "대추나무 나눔행사가 마을이 하나로 뭉칠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화합과 즐거운 마을'을 목표로 한다는 한 이장은 "대추나무를 시작으로 절임배추 등 마을 수익사업을 시작하려고 한다"면서 "기회가 되면 선진지 견학 등 어르신들을 많이 모시고 다니려 한다"고 말했다.

한 이장은 그러나 "벼 수매가가 하락해 논에다 콩 등 잡곡을 심지만 잡곡값마저 떨어져 농사짓기가 갈수록 힘들다"며 "농촌이 고령화 인구감소 등 근본적인 문제에서 벗어나 젊어지려면 농사가 돈이 돼야 한다"는 뼈있는 지적을 남겼다.

ryu625@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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