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상 등 日의원 90명 무더기 야스쿠니 참배…아베는 공물 봉납(종합3보)
스가 관방 "아베 공물봉납, 私人자격…의원참배도 개인판단"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무상을 비롯한 일본 여야의원들이 21일 2차대전 당시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집단 참배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참배하는 대신 공물을 보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무상은 이날 오전 춘계예대제(春季例大祭)가 열리는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구 야스쿠니신사를 방문하며 방명록에 '총무대신 다카이치 사나에'라고 적었다. 그는 신사·신전에 바치는 공물인 '다마구시료(玉串料)'를 사비로 냈다.
다카이치 총무상은 일본 보수 정치인들의 산실인 마쓰시타(松下) 정경숙 출신으로, 수정주의적 역사인식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우익 인사다. 그는 각료 신분임에도 그간 일본의 패전일이나 예대제에 지속해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왔다.
이와 함께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이하 야스쿠니 참배 의원 모임) 소속 자민당, 민진당, 오사카유신회 등 여야 의원 90여명도 이날 야스쿠니신사를 집단 참배했다.
집단 참배자 중에는 에토 세이이치(衛藤晟一) 총리 보좌관, 일본유족회 회장인 미즈오치 도시에이(水落敏榮) 문부과학 부(副)대신 등 정부측 인사도 포함됐다.
오키나와(沖繩) 비하 발언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후루야 케이지(古屋圭司) 자민당 선거대책위원장, 야마구치 순이치(山口俊一) 전 오키나와북방담당상 등 자민당 의원들과 민진당 소속 하다 유이치로(羽田雄一郞) 전 국토교통상도 참배했다.
야스쿠니 참배 의원모임은 매년 춘계예대제, 추계예대제, 종전기념일(8월 15일) 등에 야스쿠니신사를 집단 참배하고 있다. 야스쿠니신사는 춘·추계예대제를 가장 중요한 제사로 치고 있다.
이 모임 소속 의원들로는 작년 춘계예대제에는 90여명이, 추계예대제에는 80여명이 각각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전 춘·추계예대제와 마찬가지로 참배는 하지 않고 '내각총리대신 아베신조'라는 이름으로 '마사카키'(眞신<木+神>)를 공물로 보냈다. 마사카키는 신사 제단의 좌우에 세우는 나무의 일종이다.
아베 총리는 2차 내각 총리 취임 다음해인 2013년 12월 야스쿠니신사를 찾았지만, 이후에는 춘·추계예대제와 종전기념일 등에 참배를 하는 대신 공물로 보냈다.
통신은 아베 총리가 참배하지 않고 공물을 보낸 것에 대해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는 가운데, 도발행위를 자제시키기 위해서는 한국, 미국과 영향력 있는 중국과의 관계를 우선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아베 총리의 마사카키 봉납은 사인(私人)으로서 행한 것"이라며 "의원 개개인의 참배도 사인인 개인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스쿠니측에 따르면 아베 총리 외에도 시오자키 야스히사(鹽崎恭久) 후생노동상, 오시마 다다모리(大島理森) 중의원 의장, 다테 주이치(伊達忠一) 참의원 의장, 미즈오치 도시에이 문부과학 부(副)대신도 마사카키를 봉납했다. (취재보조 : 이와이 리나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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