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이틀째 반정부 시위…정부 "야권, 2명 사망 책임"
유엔·EU, 우려 표명과 평화적 해결 모색 촉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베네수엘라에서 20일(현지시간)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틀째 이어졌다.
중도 우파 야권 지지자 수만 명은 이날 수도 카라카스의 주요 도로를 점거한 채 경제난과 독재 등을 주장하며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과 조기 선거 실시 등을 요구했다.
시위대는 "우리는 누군가"라고 질문하고 "베네수엘라"라고 답했다. "우리는 무엇을 원하는가, 자유"라는 문답도 주고받았다.
경찰이 최루탄 가스를 쏘며 행진을 저지하자 마스크를 쓴 일부 시위대는 화염병과 돌을 던지면서 맞섰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전날 숨진 20대 여성과 군인의 사망 책임을 야권으로 돌렸다.
네스토르 레베롤 내무부 장관은 전날 국경도시인 산 크리스토발에서 총격으로 숨진 파올라 라미레스(23·여)에 총격을 가한 용의자를 붙잡았다고 밝혔다.
레베롤 장관은 "체포된 용의자는 이반 알레이시스 페르니아 다빌라로 야당인 벤테 베네수엘라의 열성 당원"이라며 "다빌라는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주장했다. 벤테 베네수엘라는 야권 지도자 중 한 사람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이끌고 있다.
이어 "다빌라는 친정부 시위대를 향해 20발의 총탄을 쐈다"고 덧붙였다.
레베롤 장관은 또 전날 총격을 받은 니우마르 호세 산클레멘테 바리오스(28) 부사관은 카라카스 교외에 있는 산 안토니오 데 라스 알타스에서 일어난 폭동을 진압하는 과정에 명백히 저격수의 발포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 야권과 지지자들은 최근 대법원의 의회 입법권 대행 시도와 야권 지도자의 15년간 공직 선거 출마 금지에 대해 독재를 위한 쿠데타라고 강력히 반발하며 시위를 이어왔다.
이달 들어 이어진 반정부 시위에 따른 혼란 속에 8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치거나 체포됐다.
국제사회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며 조속한 사태 수습을 촉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유엔은 베네수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우려하고 있다"면서 "긴장을 줄이고 추가 충돌을 막기 위한 모든 노력이 취해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럽연합(EU)은 반정부 시위 도중 발생한 사망 사건과 폭력 행위에 대한 진상 조사와 함께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야권이 함께 위기를 단계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민주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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