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푸틴, 우크라 동부 돈바스 지역 통합 노력 강화"
우크라 정부 봉쇄정책 역이용…크렘린궁 "그런 시도 없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로부터 분리·독립을 선언한 돈바스 지역(우크라이나 동부 지역)과의 경제적 연계를 강화하면서 이 지역을 우크라이나로부터 완전히 격리시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크렘린궁은 "터무니없는 보도"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극우 민족주의자들의 돈바스 지역 봉쇄를 이 지역과 러시아의 경제적 연계를 강화하는 기회로 이용하고 있다. 러시아 철도공사는 지난주 제철 산업이 주력인 돈바스 지역으로의 석탄과 철광석 운송 요금을 크게 낮췄다.
우크라이나 측의 원자재 공급 차단으로 파산 위기에 처한 현지 제철 공장들이 계속 가동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조치였다.
돈바스 지역에서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과의 교전에 참여하고 있는 일부 우크라이나 과격 민병대원들은 지난 1월부터 철로를 점거하고 돈바스 지역과 우크라이나 다른 지역 간 물자 교류를 봉쇄하고 있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지난달 반군이 돈바스 지역 우크라이나 기업들에 대한 통제를 풀 때까지 이 지역에 대한 경제 봉쇄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경제 봉쇄를 오히려 이 지역과의 연계 강화를 위한 기회로 이용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올해 초 분리·독립을 선언한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이 발급한 여권과 다른 공식문서 등을 인정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한 바 있다.
돈바스 지역 주민 200만 명의 러시아 국적 취득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돈바스를 '제2의 트란스니스트리아'로 만들려 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트란스니스트리아(러시아명 프리드녜스트로비예)는 1990년 몰도바에서 분리·독립을 선언한 친러시아 성향의 자치공화국으로, 지금까지 몰도바의 통제를 벗어나 러시아와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트란스니스트리아와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로부터 떨어져나온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 등의 분리주의 지역을 본국 친서방정부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렛대로 삼으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같은 블룸버그 통신 보도와 관련 크렘린궁 대변인인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을 통합하려 시도하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블룸버그 보도를 "터무니없는 얘기며 순진하고 유치한 뉴스"라고 비판하면서 "지난 몇 년 동안이나 푸틴 대통령과 여러 러시아 정부 대표들은 돈바스 지역을 통합할 계획이 없음을 밝혀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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