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추락 성남FC 예산도 반토막…인건비 걱정할 판
(성남=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성남FC(성남시민프로축구단)가 선수단 인건비를 포함한 운영비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성남시의회는 20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열어 성남FC 운영비 30억원 삭감안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성남시와 구단은 올 하반기 선수들에게 지급할 인건비를 걱정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시는 올해 성남FC 운영비 총예산 73억원 가운데 본예산 심의 때 삭감된 30억원을 이번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으며, 전날 행정교육체육위원회는 이를 삭감해 예결위로넘겼다.
성남FC 운영비는 대부분 선수단과 코치진 인건비로, 본예산에 편성된 40억원으로는 오는 7월까지만 버틸 수 있다.
성남FC 예산 삭감은 구단의 성적 부진과 그에 따른 책임 추궁 문제 때문이다.
프로축구 리그 7회 최다 우승에 빛나는 축구명가였던 성남FC는 올 시즌 K리그 챌린지(2부)로 강등된 수모도 모자라 리그 7경기 무승(2무 5패)으로 2부에서도 꼴찌(10위)로 밀려난 상태다.
예산 심의에서 자유한국당 측은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진이 책임져야 예산을 통과시킬 수 있다"며 "성적으로 보여주겠다고 해놓고 누구도 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구단주인 이재명 시장을 압박했다.
성남FC 구단 간부진은 2부 강등이 결정된 지난해 11월 구단주에게 사표를 제출했으나 수리되지 않았다.
전날 상임위에서 자유한국당 시의원들은 구단 재건 방안, 재정 투명 공개 등을 요구하며 정상화 대책을 추궁했다.
이날 예결위에서 국민의당 시의원이 상임위에서 삭감한 운영비 가운데 15억원을 부활하는 조정안을 제시했으나 표결에서 가부동수로 부결됐다.
성남FC는 성적 부진과 함께 관중 수도 반 토막이 났다.
지난해 평균 6천700명이던 관중 수는 올 시즌에는 절반 수준(지난 16일 경남전 3천100명)으로 떨어졌다.
이달 13일 기준 시즌권 판매량이 역대 최다인 7천298매(4억3천만원)를 기록할 정도로 시민과 팬들이 성원을 보내고 있으나 전혀 보답하지 못하고 있다.
무기력한 경기력에 실망한 팬들 사이에서는 "지는 것도 이 정도로 지니 화는커녕 웃음만 나올 뿐이다",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축구단이 이래도 되나", "양심이 있다면 연봉을 스스로 삭감해라", "그 예산으로 청년배당이나 늘리든가 어려운 시민을 지원하라" 등의 자조와 분노 섞인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성남FC는 2부 강등이 결정되고도 절치부심 1부 복귀를 노리며 선수단 연봉을 유지하는 강수를 뒀다.
성적 부진 늪에 빠져 나오지 못할 경우 인건비 확보난 뿐 아니라 메인스폰서와 광고 수입 감소로 이어져 구단 존립을 위협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시 집행부는 구단과 코치진 면담 등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 중이다.
시는 부진 원인을 새 영입 선수(23명) 합류, 부상선수(13명) 속출, 가라앉은 분위기 등으로 진단하고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박창훈 시 교육문화환경국장은 시의회에서 "총체적으로 난국"이라며 "문제점을 면밀히 파악해서 빨리 결론을 내고 변화된 모습으로 정상화하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kt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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