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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에 첫 정규앨범 낸 37세 정기고…"다시 못 올 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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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에 첫 정규앨범 낸 37세 정기고…"다시 못 올 감격"

"1집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내 스타일 잃지 않는데 중점"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첫 번째 정규 앨범이 나오기까지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지 몰랐다.

싱어송라이터 정기고(37)가 2002년 힙합듀오 I.F의 '리스펙트 유'에 피처링하며 활동을 시작한 지 15년, 2008년 자신의 데뷔 싱글을 낸 지 9년 만이다.

그 사이 씨스타의 소유와 듀엣한 빅히트곡 '썸'으로 '국민 썸남'이란 애칭도 생겼지만 정규 앨범에 대한 갈증은 컸다.

정기고가 20일 오후 6시 정규 1집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ACROSS THE UNIVERSE)를 발표했다.

이날 오후 3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진행을 맡은 가수 케이윌은 "2002년 음악 활동을 시작해 37세에 첫 정규 앨범을 낸 정기고"라고 소개했다.

정기고가 2015년 7월 발표한 '일주일(247)'이 사실 선공개곡이었는데 앨범이 완성되기까지 2년이 걸렸다며 웃기도 했다. 이 곡은 자이언티, 크러쉬, 딘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정기고는 "전곡의 작사·작곡에 참여했다"며 "작업하고 곡을 엎기도 하고, '썸' 활동이 끝나고 차트도 신경 쓰여 고민을 오래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끝냈다는 뿌듯함은 있는데 내 앨범이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질지 감이 안 온다"며 "거창하진 않은데 오랜 시간 준비하다 보니 실망한 분이 있을까 봐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11 트랙을 채운 앨범 구성에도 기나긴 작업의 흔적이 보인다.

인트로곡 제목이 '1322', 아웃트로곡 제목이 '1201'로 정기고는 "둘 다 우리 집 호수"라며 "1322호는 홍대에서 혼자 살 때 호수로 그곳에서부터 작업을 시작해 지금 이사 온 1201호에서 마무리했다. 이 집도 계약이 만료돼 이사를 준비 중이다. 앨범에 내 삶이 투영돼 있다"고 웃었다.

세련되고 감각적인 사운드에 힘을 빼고 노래하는 미성이 특징으로 앨범에는 정기고 특유의 스타일이 고스란히 담겼다.

그는 "새로운 시도보다 내 스타일을 잃지 않는 데 중점을 뒀다"며 "트렌드를 따라가면 그때부터는 내 음악이 아닌 것 같았다. 지금이나 나중에 들어도 좋은 사운드를 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횡단보도 팬 곳에 빗물이 은빛으로 반사된 모습이 예쁘다는 생각에 만든 곡이라고 한다. 비가 내리는 어두운 새벽 감성의 곡이다.

앨범의 색깔을 가장 잘 보여주는 '녹턴'과 사랑에 대한 아련한 감성을 끄집어낸 '어-오'(UH-OH)도 추천 트랙이다.

그는 '어-오'에 대해 "몇 달 잡고 있었던 곡"이라며 "멜로디를 쓸 때는 시간이 안 걸리는데 가사에 시간을 할애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레이, 크러쉬와 공동 작곡한 '판타지'는 크러쉬가 점찍어둔 곡을 양보해줬다고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데모 트랙을 만든 그레이가 크러쉬가 점찍어둔 걸 깜빡하고 저에게 줬어요. 크러쉬에게 사정했더니 양보해주더라고요. 그래서 셋이 함께 작업했어요."


이번 앨범이 '썸'의 큰 인기를 넘어야 하는 부담은 없을까.

그는 "'썸'을 통해 많은 분이 저를 알게 됐으니 고마운 노래"라며 "그런 곡을 만날 수 있는 가수가 얼마나 되겠나. 항상 좋은 기억인 곡"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썸'으로 처음 활동할 때 음원차트와 음악 방송에서 1위를 하니 뭔지 모르겠더라"고 웃으며 "지금은 살면서 다시 올 수 있을까 할 정도로 감격스러운 순간이란 걸 안다"고 웃었다.

mim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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