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日 은행들 고비용 체질 개선해야 살아남는다"
"日지방은행 생산성 유럽의 절반…부동산 급락 땐 40%가 적자"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금융시스템 리포트'를 통해 일본 내 은행과 신용금고의 고비용 체질을 꼬집고 이를 개선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20일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일본은행이 금융기관 체질개선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현지 언론은 지적했다.
일본은행은 일본 금융기관의 수익성을 경비 비율에 초점을 맞춰 평가한 결과, 급여는 구미 수준이지만 직원 숫자가 많은 것으로 분석했다. 해고나 전직이 어려운 노동시장 때문에 과잉인력구조는 생산성 저하로 연결된다.
일본은행은 일본과 구미의 직원 1인당 매출에서 비용을 뺀 조이익을 조사했다. 일본의 지방은행이나 신용금고 등은 중간치가 연 1천700만엔이지만, 유럽은 3천300만엔, 미국은 2천100만엔이었다. 일본 지방은행의 생산성은 유럽의 절반에 그친 것으로 평가됐다.
일본은행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방은행이 많고 그에 따라 경쟁은 격화되고 수익 올리기는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다고 진단했다. 인구감소가 빠르게 진행된 지방에서 대출시장 규모가 축소된 영향도 컸다.
이에 따라 대도시권으로 진출하는 지방은행이 증가했다. 그 결과 대도시권에서도 금리 경쟁이 격화하고, 수익의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다. 금융완화 정책은 어려움을 더욱 심각하게 하고 있다.
대출은 부동산업에 집중되고 있다. 일본은행은 지방은행에 의한 부동산업 대출이 지나치게 많은 점을 지적했다. 규슈 등지는 "경제 실태에 비해 지나치게 부동산 대출이 늘었다"고 경고했다.
리포트는 금융기관들의 부동산 대출이 많은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이 급락할 경우 금융기관이 받을 영향을 추산한 결과 350여개 지방은행과 신용금고 가운데 40%가 적자에 빠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본은행은 "부동산시장 전체로는 과열 상황이 아니다. 부동산 시황이 급락할 경우에도 금융시스템 전체에 대한 영향은 한정적"이라고 선을 긋기는 했다.
일본은행이 이런 추산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지지통신은 이에 대해 "부동산 대출의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금융기관에 촉구하는 노림수"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건전성 제고 차원에서 수수료 비즈니스의 확대를 포함한 수익원 다변화를 금융기관에 촉구하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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