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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소설은 독자와의 게임…책장 덮기 직전까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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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소설은 독자와의 게임…책장 덮기 직전까지 몰라요"

프랑스 추리작가 미셸 뷔시, 신작 '절대 잊지 마' 들고 방한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저는 소설을 통해 독자와 일종의 게임을 합니다. 1인칭 소설에선 화자가 거짓을 말하는지, 진실을 말하는지 독자에게 직접 묻기도 해요. 마지막 책장을 덮기 전에 앞서 일어난 모든 일을 이해할 수 있는 답이 있어요."

프랑스 추리소설 작가 미셸 뷔시(52)는 19일 서울 중구 주한 프랑스문화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작품세계를 이렇게 설명했다. 작가는 장편소설 '절대 잊지 마'(달콤한책) 한국판 출간을 기념해 이날 방한했다.

'절대 잊지 마'는 살인사건에 휘말린 한 청년의 이야기를 그린 심리 스릴러다. 아랍인이자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어릴 때부터 삐딱한 시선을 받으며 살아온 서른 살 청년 자말. 몽블랑 완주를 위해 훈련차 찾은 해안마을 절벽에서 몸을 던지려는 여자를 목격한다. 자말은 철책에 걸려있던 스카프를 내밀어 살려보려 했지만 실패였다. 여자의 목에 감긴 스카프를 비롯한 모든 정황이 자말을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한다.

"경찰은 자말이 여자를 질식시켜 살해한 뒤 절벽에서 밀었다고 생각해요. 자말은 소설에서 내내 자신이 거짓말한 게 아니라고 해명합니다. 제 소설은 기이하고 놀라운 장면으로 시작해요. 불가능한 상황을 합리적으로 설명하고 풀이하죠."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정통 추리소설보다는 일반적인 문학에 가깝다고 했다. 형사나 탐정이 감각적으로 사건을 풀어가는 대신 평범한 인물이 주인공으로 나서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이다.

"프랑스 추리소설은 미국이나 영국, 스칸디나비아 추리문학과 성격이 달라요. 시적 감각이 녹아있는 편이죠. 예를 들어 제 작품 '검은 수련'은 모네의 정원으로 유명한 지베르니를 배경으로 미술과 화가의 인생, 사랑 이야기 등 많은 요소가 들어있어요."




작가의 '본업'은 선거지리학 학자다. 루앙대 교수로 일하며 프랑스국립과학연구소(CNRS) 산하 연구단체를 이끌고 있다. 어릴 때부터 이야기 지어내기를 즐기던 작가는 학자의 길을 걸으면서도 소설가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2006년 첫 작품 '코드 뤼팽'을 시작으로 해마다 추리소설을 한 편씩 발표했지만 작가로서는 무명이었다. 그러다가 2012년 '그림자 소녀'가 성공을 거두면서 명성을 얻었다. 지난해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가 꼽는 프랑스 베스트셀러 작가 2위를 차지했다.

작가는 지리학 연구자답게 공간적 배경을 소설의 핵심 요소로 꼽는다. '절대 잊지 마'는 작가의 고향이기도 한 노르망디 지역의 해안절벽에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인물들을 뉴욕이나 런던처럼 특징 없는 대도시보다는 특징 있는 곳에 정확히 두는 편이에요. 인물의 정체성은 그 사람이 사는 곳과의 관계에서 나와요. 인물을 특정 장소에 놓으면 가족이나 친구와 관계가 더 부각될 수도 있고요."

추리소설 작가를 꿈꾸는 지망생들에게는 "조언을 듣지 말라"고 조언했다. '성공 레시피'에 따라 다른 작품을 모방하지 말고 자신의 영감과 상상력을 믿으라는 것이다. 작가는 20∼21일 국립중앙도서관·서울도서관에서 강연하고 22일은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사인회를 연다.




dad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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