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탈레반 대변인 정부군에 투항…내부 균열 조짐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지난해 70여명이 숨진 파키스탄 라호르 어린이공원 자폭테러 등 수차례 파키스탄에서 테러를 벌인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파키스탄탈레반(TTP)의 '입'으로 활동한 에사눌라 에산이 정부군에 투항했다.
18일 파키스탄 일간 돈(DAWN)에 따르면 TTP 전 대변인이자 현재 TTP 강경분파 자마툴 아흐랄 대변인인 에산이 파키스탄군에 투항해 구속됐다고 파키스탄군 홍보기구(ISPR)가 밝혔다.
에산은 2013년까지 TTP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여성 교육권을 주장한 10대 소녀 말랄라 유사프자이에 대한 총격 등 TTP가 저지른 많은 테러 사실을 언론에 확인하며 이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2014년 TTP의 상당수 조직원이 신생 강경분파 자마툴 아흐랄로 이동할 때 에산 역시 함께 움직여 이 조직의 대변인을 또다시 맡았다.
그는 여러 차례 현지 언론에 문자를 보내고 전화를 했으며 소셜미디어까지 TTP와 자마툴 아흐랄 선전에 활용했지만, 왕성한 활동에도 지금까지 정부군이나 경찰에 체포되지 않았다.
아직 그가 어떤 이유에서 정부군에 투항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일부 관측통은 TTP와 자마툴 아흐랄 사이의 대립과 내부 갈등 속에 에산이 기존 TTP 대원들의 보복을 피하고자 투항한 것으로 분석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최근 파키스탄군이 반군을 겨냥해 대대적 소탕전을 벌이면서 자마툴 아흐랄이 받은 타격이 막대하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파키스탄 언론인 하미드 미르는 "에산의 투항은 자마툴 아흐랄이 내부 갈등을 겪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의미가 있다"면서 "다른 조직원들의 사기를 꺾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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