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문혁서도 살아남았는데" 中강제철거로 할머니 또 사망
시신, 철거 이틀 후 잔해 속에서 발견…철거과정 사망 잇따라
(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급속한 도시화가 이뤄지는 중국에서 강압적인 철거로 또다시 사망자가 발생했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장시(江西)성 양차오뎬(楊橋殿) 마을에서 지방 당국이 '불법 건축물' 철거작업을 벌인지 이틀 후인 지난 14일 82세 할머니 시신이 철거된 건축물 잔해 속에서 발견됐다.
장시성 당국은 철거 전 건물 주변에서 사람들을 대피시켰고 할머니의 아들과 손자가 현장을 지켜봤다면서 할머니가 어떻게 철거대상 건물에 들어가 있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할머니가 철거된 건물 잔해 속에서 발견되자 인터넷에서는 정부의 강제철거가 다시 사망자를 불렀다고 비난하는 목소리가 비등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그녀가 항일전쟁에서 살아남았고 문화대혁명에서도 꿋꿋이 견디었지만 강제철거에서는 살아남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빠른 도시화 과정을 겪고 있는 중국에서 강제철거는 민감한 문제다.
중국은 지방당국이 철거과정에서 주민소개를 위해 '폭력'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다.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에서는 지난해 60대 여성이 자택철거 과정에서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8명의 관리가 10∼12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9월 장쑤(江蘇)성 쉬저우(徐州)에서는 병상에 누운 92세 할머니가 철거 잔해물 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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