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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 한 클릭 다가선 中, 여전히 강경한 北설득 묘책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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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 한 클릭 다가선 中, 여전히 강경한 北설득 묘책 고심

'여전한' 대치…강경 한 목소리 美中 vs 외견상 초강수 北

北, 나름 수위조절 기색…中, 장가오리 등 최고위급 파견 가능성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외견상 미국과 북한이 일촉즉발의 상황을 초래할 '언사'를 주고받으면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다시 중국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이달 초 미국에서의 미중 정상회담, 그로부터 나흘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간의 전화통화를 계기로 미중 양국의 '대북 협력'이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결사로서 중국에 더 관심이 쏠린다.

중국은 기존의 '제재와 대화' 병행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강경책으로 한 클릭 이동한 모양새다.

주목할 대목은 미중 양국이 최근 접촉 과정에서 '화학작용'을 한 듯한 기색이 역력하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로는 대북 강경 발언을 연일 쏟아내고 있지만 '최고의 압박과 관여'로 대북정책의 가닥을 잡았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17일 방한해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모든 옵션은 테이블 위에 있다"면서도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함으로써 대화재개의 여지를 남긴 것이다.

이를 달리 해석하면 북한에, 시리아에 대한 미사일공격과 아프가니스탄 IS 기지에 핵폭탄급 폭탄을 투하한 데서 볼 수 있듯 "미국의 단호함을 시험하지 말라"는 경고임과 동시에 대화로 문제를 풀 수도 있음을 비침으로써 중국의 '제재와 대화' 방침이 파고들 공간을 만들어줬다고 할 수 있다.

중국도 트럼프 행정부와 일정 수준에서 '협력'하기 위해, 그 이전의 북한 감싸기에서 과감하게 탈피해 대북 제재의 강도를 높임으로써 미중 간의 이런 화학작용을 가능케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부터다.

중국이 어떻게 북한을 설득해 핵·미사일 문제를 풀어내느냐인 것이다.

외견상 지금 상황을 보면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미 고위층에선 "전략적 인내는 끝났다"며 북한의 도발에 항공모함 등 미국의 전략 자산을 총동원해 선제 타격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강조한 가운데 북한은 여러 채널을 통해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맞서고 있어서다.

그럼에도 북한에서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는 게 사실이다.

우선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북한의 가장 높은 급(級)이 한성렬 외무성 부상이라는 점이다. 북한 외무성에 부상이 여러명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차관보급이라고 할 수 있어, 북한이 나름대로는 급을 높이지 않는 '저강도 대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일부 매체에선 태양절(김일성 생일·4월 15일) 다음 날인 16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정교한 연출'로 보는 시각도 있다. 칼빈슨 항모전단까지 한반도로 이동시킨 미국의 기세에 눌려 6차 핵실험은 아예 시도조차 못한 채 북한 내부 결속용으로 미사일 발사를 하되, 그것도 발사 실패로 대응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내부적으로 '체면'을 세우면서도, 충돌을 초래하지 않을 방도를 찾았다는 것이다.






중국은 이미 미중 협력을 바탕으로, '해결사'로서 움직이는 기색이 역력하다.

일단 중국은 북한에 실무급이든 최고위급이든 파견해 북중 대화를 재개하려 하나, 북한이 '거부'하는 기색이 보인다.

중국은 이미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보내 한중 간에 긴밀한 대화를 나눈 만큼, 우 대표를 북한에 보내려 한다. 필요하다면 최고지도자급인 장가오리(張高麗) 공산당 중앙위원회 상무위원 겸 부총리를 파견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의 방북이 거절당했다고 17일 보도했다.

둬웨이는 '중국이 방북하려다 문전 박대를 당했다'는 제하 기사에서 중국의 방북요청에 북한이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영국 BBC도 중국 고위 외교 관리가 북한 방문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으며, 이로써 김정은 북한 정권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에 의문이 의문이 생겼다고 보도했다.

미국 허핑턴 포스트는 16일 중국이 최악의 상황을 막으려고 장가오리 부총리 또는 딩쉐샹(丁薛祥) 중앙판공청 상무부주임이 특사로 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 부총리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을 맞이하던 친북 인사로 통하며, 당쉐샹 부주임도 북한 관련 행사에 자주 참석했던 인물이다.

중국의 해법은 현재로선 확인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안정, 대화와 협상 통한 해결'이라는 3대 견지를 강조해온 점을 고려할 때, 이를 바탕으로 하되 핵포기를 포함해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러나 이미 여러 차례 핵실험을 바탕으로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요구해온 북한이 이를 선선히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 때문에 중국은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이 없더라도 북한의 안전을 보장해줄 장치를 제시해야 한다.

최근 중국에서 관영 언론매체들과 관변학자들의 입을 통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한다면 중국은 조중상호원조조약에 따라 김정은 북한 정권의 안전을 보장해줄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 나왔다. 그와 더불어 핵무기 개발을 지속한다면 북한이 해당 조약을 위배한 것이기 때문에 중국의 북한 보호는 물건너 갈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됐다.

팡장핑(方長平)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긴급히 대화를 통해 북한의 진정한 의도를 이해할 필요가 있을 때 특사 파견을 할 수 있는 국가는 중국밖에 없다"면서 "만약 중국이 고위급 특사를 파견한다고 해도 이상하게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가오리 부총리의 평양 방문이 성사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 소식통은 "지재룡 중국 주재 북한 대사가 태양절 직전 북한에 들어간 것을 보더라도 중국이 다양한 외교 채널을 통해 김정은 정권을 설득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미·중 정상회담이 끝난 뒤 중국의 대북 제재 및 대화 움직임이 분주해진 것 같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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