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국왕자문위 "여성 운전 허용에 찬성"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왕 정책 자문 기구인 슈라위원회 경제·에너지 위원장이 사우디에서 금지된 여성의 운전에 긍정적인 입장을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압둘라흐만 알라시드 위원장은 이날 현지 아랍어 일간 오카즈와 인터뷰에서 "여성이 운전할 수 있는 제도가 확실히 갖춰진다면 여성 운전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슈라위원회는 입법 기관은 아니지만, 사우디 정부의 정책과 왕령 제정에 영향력을 크게 끼치며 국왕 역시 이들의 권고를 대체로 따른다.
알라시드 위원장은 "슈라위원회가 여성 운전 문제에 침묵하면 안된다"고 지적하면서 "슈라위원회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는 것은 그만큼 (여성 운전을 허용해야 한다는) 기대가 크다는 방증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슈라위원회에서 그간 여성 운전을 수차례 논의했고 여성 운전을 금지하는 명시적인 법률도 없다"면서 "여성 운전을 허용한다는 명확한 법률이 제정된다면 나는 찬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알라시드 위원장의 언급처럼 사우디에서는 여성 운전을 금지하는 명시적 법 규정이 없지만 여성에게 운전면허증을 관례로 발급하지 않는 방법으로 사실상 여성 운전을 허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사우디에서 여성이 운전하다 적발되면 무면허 운전 혐의로 기소돼 벌금을 내야 하거나 상습적인 경우 자유형에 처해진다.
전 세계에서 여성이 운전할 수 없는 곳은 사우디뿐이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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