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이름으로'…참전용사 아들 펜스, 동맹 결의 강조
언론발표·DMZ방문·부활절 행사서 미국의 '결의' 내세워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2인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방한 일정 내내 가장 애용한 단어는 '결의'(resolve)였다.
결의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반복 사용함으로써 한미동맹을 강조하고 북한을 압박한 것이다.
펜스 부통령은 17일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면담한 뒤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 "북한은 미국 대통령의 결의를 시험하거나 미군을 시험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어 "모든 옵션은 테이블 위에 있다"면서 북한을 압박했다.
이는 북한의 추가적인 전략 도발시 미국이 한국은 물론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통해 모든 수단을 동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펜스 부통령은 황 권한대행과의 면담에 앞서 이날 오전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결의'를 강조했다.
그는 남북 분단의 상징인 DMZ의 특수성을 염두에 둔 듯 "나는 미국민과 트럼프 대통령의 결의를 보여주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또 북한이 "동맹국들과 함께하려는 미국의 결의를 오판해서는 안 된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방한 첫날인 16일 오후 서울 용산 미군기지에서 장병들과 부활절 예배 후 저녁 식사를 함께하면서도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의 '결의'를 부각시켰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리더십 아래) 우리 결의가 이처럼 강했던 적이 없고 용감한 이들이 있는 한국과의 역사적 동맹에 대한 헌신이 이처럼 강했던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의 이와 같은 단호한 어조의 발언은 최근 거론되는 북한의 전략 도발 가능성을 미연에 차단하고, 트럼프 미국 신행정부 출범을 전후해 제기된 한미동맹에 대한 우려도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는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한국을 배제한 한반도 문제 논의) 주장을 불식시키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펜스 부통령의 이런 모습에는 부친 에드워드 펜스가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가족사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아버지를 통한 인연으로 펜스 부통령도 한국에 각별한 애정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펜스 부통령은 17일 언론발표도 자신의 아버지를 언급하며 마무리했다. 그는 발표 말미 "우리는 (중략) 공동의 희생에 의해 맺어져 있다. 자유롭고 민주적인 한국은 양국 군인들의 희생 덕분에 있는 것"이라며 "여기에는 우리 아버님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아버지는 다시 집으로 왔지만 아버지의 친구들, 미국군과 한국군이 영원히 목숨을 잃었다. 이런 분들의 희생으로 우리 양국의 자유는 영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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