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세계산악문화상 첫 수상자 미국 '릭 리지웨이'(종합)
리지웨이 "첫 수상 기쁘다"…신장열 울주군수 "산악문화 선진국 도약"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지난해 제1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울산시 울주군이 올해 제정한 '세계산악문화상'(Ulju Mountain Culture Awards·UMCA) 첫 수상자로 미국의 릭 리지웨이(Rick Ridgeway· 68)를 선정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울주세계산악문학상은 전 세계 자연과 환경, 등반, 영화, 문학, 언론 등 산악문화 발전에 기여한 공이 큰 사람에게 주는 상이다.
주군은 세계 산악문화에 대한 성과와 역량을 축적하고, 울주세계산악영화제 행사와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자 올해 산악문화상을 제정했다.
세계적으로 등산과 관련해 황금피켈상이나 산악문학상 같은 분야별 상은 있지만, 산악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상은 아직 없다고 울주군은 설명했다.
울주세계산악문화상 선정위원회(위원장 김영도)는 올해 울주세계산악영화제 프로그램 콘셉트인 '자연과의 공존'에 가장 부합한다며 리지웨이를 뽑았다.
최종 후보에는 리지웨이와 함께 영국을 대표하는 알피니스트 '크리스 보닝턴', 미국의 '이본 취나드', 부탄 국왕인 '지그메 케사르 남기엘 왕추크' 등 4명이 올랐다.
리지웨이는 '죽음의 산'이라 불리는 히말라야 K2를 1978년 미국인 최초로 무산소 등정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독립 200주년 기념 에베레스트 원정대원이기도 했다.
또 자신의 산행과 탐험을 글과 사진, 영화 등 다양한 기록으로 남겨 세계 많은 이들에게 자연의 아름다움과 삶의 의미를 깊은 울림으로 전하고 있다.
그는 1985년 세계 최초 7대륙 최고봉 원정대와 함께 오른 뒤 '세븐 서밋'이라는 책을 냈다. 이 책을 통해 7대륙 최고봉이 처음 조명받았다.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한 꿈은 없다'는 제목으로 출간돼 산악인들은 물론 일반 독자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전해주고 있다.
자신의 킬리만자로 등반기를 문학적으로 승화시킨 '킬리만자로의 그늘'은 1998년 뉴욕 타임스 선정 '10대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이밖에 국내 출간된 '아버지의 산', '그들은 왜 히말라야로 갔는가' 등 다수의 저작이 산악 관련 필독서로 자리 잡고 있다.
리지웨이는 20여 편의 산악·탐험 다큐멘터리를 직접 감독·제작한 다큐멘터리 감독이기도 하다. 아마존과 남극 등 오지를 탐험하며 다큐멘터리를 만든 제작자로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TV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에미상' 등 많은 상을 받았다.
그는 또 산악문화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세계 최고 권위 다큐멘터리 잡지인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공로상을 받았고, 두 번이나 표지 모델로 뽑힌 바 있다.
2000년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공식 이사회 멤버로 시작해 10년 넘게 사회 공헌 담당 부사장을 맡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1973년 창립 이래 유기농 순면 사용과 환경기금 기부, 공정 무역 등 친환경 정책을 펴고 있다.
리지웨이는 "첫 수상의 영광을 안게 돼 정말 기쁘다"며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측의 배려에 감사드리고, 심사위원회의 선정 결과에 더욱 겸허한 마음을 갖게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상식은 오는 9월 21일부터 25일까지 울주군 상북면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서 예정된 제2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에서 열린다.
리지웨이는 영화제 기간 시상식과 특별 강연 등 다양한 이벤트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신장열 울주군수는 "울주세계산악영화제 개최가 우리나라 산악문화 발전에 새로운 전환기가 됐다는 평을 받았다"며 "올해 제정한 세계산악문화상은 앞으로 대한민국을 산악문화 선진국으로 도약시키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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