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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신형ICBM '실물-기만술' 관측 엇갈려… 美본토 타격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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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신형ICBM '실물-기만술' 관측 엇갈려… 美본토 타격 '의문'

발사관 러시아 ICBM '토폴-M'과 유사…외관상 사거리 1만㎞ 추정

전문가 "한 번도 시험하지 않은 ICBM 실전배치 어려워…기만전술"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북한이 15일 열린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관련, 실제 개발을 끝내 실전배치가 임박한 것인지, 원통형 발사관만으로 ICBM 능력을 과시하려는 기만전술인지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외관상으로는 최근 배치된 러시아 신형 ICBM '토폴(Topol)-M'과 유사해 사거리가 1만㎞가량의 ICBM급으로 추정되지만, 실제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한 축의 바퀴가 7개인 트레일러에 원통형 발사관을 탑재한 신형 ICBM 발사 차량을 공개했다. 중국제로 추정되는 트레일러에 탑재된 발사관에 실제 ICBM 탄체가 들어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함께 공개한 한 축의 바퀴가 8개인 다른 차량에 탑재된 ICBM 추정 원통형 발사관보다 직경이 굵고 길이도 길었다.

군 소식통은 16일 "기존에 북한이 공개했던 ICBM인 KN-08이나 KN-14보다 더 긴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형 ICBM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4월 김일성 생일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된 KN-08은 길이가 20여m로 추정되며, 2015년 10월 노동당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포착된 KN-14(KN-08 개량형)은 이보다 다소 짧은 17m로 추정됐다.

전날 바퀴 8개 차량에 탑재된 원통형 발사관에는 KN-14가 들어갈 수 있는 모양으로 분석되어 신형 ICBM이 KN-14보다는 길이가 길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바퀴 7개의 트레일러에 탑재된 원통형 발사관은 러시아의 ICBM인 토폴-M과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ICBM은 직경 2m 이하, 길이 20m 이하로 개발하는 데 그래야 기동성을 발휘하도록 차량에 탑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바퀴 8개 차량에 탑재된 원통형 발사관보다 직경이 더 굵고 길이가 길어 보인다"면서 "길이가 길어지면 발사 때 컨트롤이 안 되고, 고체추진 혼합기 같은 장치도 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동체 길이가 길면 발사 이후 연료가 빠르게 소모되기 때문에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쏠려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공개된 신형 ICBM이 외관상으로는 러시아와 중국 둥펑(東風·DF) 계열의 ICBM과 흡사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원통형 발사관에 들어가는 ICBM 탄체를 완성했는지, 실제 발사에 성공에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이 2012년 4월 KN-08을 최초 공개했을 때도 실물 또는 모형(MOCK-UP)이란 분석이 엇갈렸던 사례도 있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 과정이 최종적으로는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ICBM을 만드는 것인데 최근 일련의 기술적 지표들을 볼 때 이번에 공개한 발사관에 들어가는 ICBM 실물은 만들지 못했을 것이란 주장이 많다.

이춘근 연구위원은 "북한은 무수단급(사거리 3천여㎞) 이상의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적이 없다"면서 "원통형 발사관에 뭐가 들어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것을 ICBM으로 단정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장영근 교수도 "이번에 북한이 공개한 것이 신형 ICBM이 맞다면 북한이 내부적으로 고체 추진체 미사일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그러나 미국을 타격할 ICBM을 개발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기만전술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어제 열병식에서 탄두에 흰색 테두리가 있는 미사일도 탄두 모양을 볼 때 작년에 보여준 핵탄두 기폭장치로 추정되는 물체가 들어갈 수 있는 형태"라면서 "무수단 개량형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공개된 ICBM 추정 미사일은 2종류로 볼 수 있다"면서 "바퀴 8개 차량에 실린 원통형 발사관은 KN-14용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ICBM을 실전 배치하려면 최소 20여 차례의 시험발사 과정을 거쳐 90% 이상의 신뢰성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핵폭탄을 탑재한 ICBM이 신뢰성 검증이 안 된 상태에서 배치하면 자칫 배치된 장소에서 터지거나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 번도 시험 발사하지 않은 ICBM을 실전 배치할 리 만무하고 북한도 일단 발사관과 적재량만 제작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북한은 분명 고체 엔진을 이용한 북극성 3형 ICBM을 개발할 것"이라며 "그러나 북한의 ICBM은 아직도 구체화하지 않은 기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three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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