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으로 맑은 하늘 꿈꾼다"…'아름다운가게 숲' 첫 발걸음
청담 도로공원에 느티나무·철쭉 500주 심어 1호 숲 조성
"미세먼지 심각성이 숲 조성 배경…많은 시민 참여가 중요"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미세먼지에, 황사에, 폭염까지 나눔장터 운영도 쉽지 않네요. 이참에 시민들과 함께 직접 나무도 심고 숲도 만드는 건 어떨까요?"
사회적기업인 아름다운가게의 나눔문화국 활동가 사이에서 '나눔장터' 판매 수익금으로 '숲을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나온 것은 지난해 초였다.
이들은 나눔장터에 시민이 참여해 물건을 사고팔고서 기부한 돈을 소중히 쓰고자 항상 고민을 해왔다. 그동안 결식아동 급식을 지원하거나 조손 가정 아이들에게 여행 기회를 주는 것 등은 이런 고민의 결과물이다.
숲 조성 아이디어는 1년여 시간을 거치며 사업 계획으로 구체화됐고, 마침내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 청담 도로공원에 느티나무와 철쭉 등 500그루를 심으며 힘차게 출발했다.
깨끗한 공기를 위한 '아름다운가게 숲' 1호 탄생이었다.
숲을 만드는 데는 2016년 한 해 동안 아름다운나눔장터와 성북어울림장터, 플레이마켓에서 기부된 돈을 사용했다. 나무 심기 사회적기업인 트리플래닛이 홍보와 캠페인을 담당했고, 서울시시설관리공단이 숲 관리를 맡기로 했다.
이동영 아름다운가게 나눔문화국장은 16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나눔장터는 야외에서 하는 행사라 날씨의 영향이 큰데 작년만 하더라도 미세먼지로 2번이나 휴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1년에 50∼54회 정도 장터를 하는 게 목표이지만 3분의 1은 환경 문제로 운영이 어렵다. 장터에 참여하는 시민들도 심각성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숲 조성 사업 배경을 설명했다.
1호 숲이 올림픽대로 중간에 있는 청담 도로공원에 만들어진 것도 환경 문제 때문이다. 주변이 도로에 둘러싸인 만큼 지금 심은 나무가 자라 울창한 숲이 되면 미세먼지 등을 어느 정도 없앨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국장은 "한국 공기 질 수준이 전 세계 180개국 중 최하위권인 173위 정도인데 서울은 현재 발생하는 미세먼지 42% 정도만 산림이 흡수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무는 아낌없이 준다는 말처럼 주변 온도를 낮추고 공기를 정화하는 등 장점이 많다. 숲을 만들면 미세먼지 5∼10% 정도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웃으며 말했다.
이 국장은 "서울이라는 도시 특성을 고려하면 별도로 공원을 짓거나 산을 더 만들 수 없다. 자동차전용도로를 중심으로 숲을 조성하는 게 효율적이라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아름다운가게는 내년에 숲 조성 사업 규모를 더욱 확대하려 한다. 그러려면 많은 시민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이 국장은 강조했다. 직접 나무를 심고 숲을 가꾸며 환경 문제까지 해결하는 '참여와 변화'를 실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국장은 "신영복 선생님 '나무야 나무야' 책에 '메마른 땅을 지키고 있는 것은 수많은 사람'이라는 문구가 나온다"며 "미세먼지 문제도 수많은 우리가 함께 바꿔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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