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꽃 만개' 천안·아산 농가 "인공수정하느라 바쁘다 바빠"
공무원들도 17∼19일 농가 일손돕기
(천안=연합뉴스) 김용윤 기자 =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 제 일지 춘심을 자규야 알랴만은…'
고려 말 문신 이조년(1269∼1343)의 평시조가 입에서 자연스럽게 튀어나오는 시기지만 충남 천안·아산 배 재배 농가는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배꽃이 활짝 피면 이른 시일 안에 일일이 인공수정(화접)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배꽃은 벚꽃보다 한 템포 늦게 피지만 벌·나비가 날아다니며 활동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기여서 어쩔 수 없이 인력으로 화접을 해야 한다.
특히 달고 식감이 좋아 인기를 끄는 신고배는 스스로 수정을 못한다. 열매를 맺게 하려면 인공수분이 필수적이다.
벌이나 나비가 꽃가루를 옮겨 수정하는 것보다 수확량이 많기 때문에 농민들은 낚싯대 등 긴 장대에 달린 부드러운 솜털로 꽃가루를 찍어 바르는 고된 작업을 감내한다.
천안시는 때를 놓치면 1년 농사를 망칠 수 있는 인공수분을 돕기 위해 오는 17일부터 사흘간 성환읍 왕림리를 비롯한 성거읍, 직산, 입장면 등 북부 4개면 60여 농가에 420여명의 공무원을 투입한다.
해마다 계속되는 노력봉사는 농협 등 유관기관들과 함께 진행된다.
아산시도 오는 17∼18일 둔포면 염작리 등 3개 면 90여 농가에 공무원 370여명을 지원한다.
농민 김관호(70·성환읍 율금3리)씨는 "일당 6만원을 줘도 일손을 구하기 어려워 발을 동동 구르던 차에 공무원과 농협 직원이 팔을 걷고 도와주겠다고 알려와 고맙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y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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