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구금된 대만 인권운동가 부인 입국 거부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중국이 구금된 대만 인권운동가 리밍저(李明哲·42)의 부인 입국을 거부했다고 대만 중앙통신(CNA)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11일 보도했다.
리밍저의 부인 리징위(李淨瑜)는 전날 양안문제를 다루는 반관영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 직원 2명과 함께 베이징행 여객기를 탈 예정이었지만, 중국 측이 여권에 해당하는 '대만거주민 대륙왕래 통행증'을 무효화해 여객기에 탑승하지 못했다.
이는 중국이 리징위의 입국을 사실상 거부한 것을 의미한다.
리징위는 "중국이 법치를 준수하는 국가라고 주장하지만, 불법적인 방법으로 남편을 연행해 알 수 없는 장소에 구금했다"며 남편을 구하기 위한 시도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리징위는 중국이 지난 7일 양안 브로커를 보내 리밍저가 잘못을 시인한다고 쓴 문서 복사본을 보여줬지만, 리밍저가 강제가 아니었으면 쓰지 않았을 것이라며 중국이 리밍저에게 위협과 협박을 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브로커가 자신의 베이징행 계획을 취소해야 리밍저를 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 일정을 고려해 베이징 방문 일정을 10일로 연기했지만, 여전히 입국이 거절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국 대만판공실의 안펑산(安峰山) 대변인은 한 기관이 리밍저의 친척에게 서한을 보내는데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지만, 기관명이나 리밍저의 상황 등에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대만 해기회는 전날 성명에서 중국의 조치에 유감을 표한다며 중국이 리밍저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를 조속히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도 중국이 리밍저의 인신 자유를 불법적으로 제한하고 부인의 중국 방문을 거부한 데 대해 항의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 내 비정부기구(NGO)와 교류한 리밍저는 지난달 19일 마카오를 거쳐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로 들어간 뒤 연락이 두절됐으며 열흘 뒤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이 국가안보 위해 혐의로 리밍저를 체포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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