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602.01

  • 8.64
  • 0.33%
코스닥

755.12

  • 6.79
  • 0.91%
1/3

불발된 '훈민정음'과 '난중일기'의 만남…반쪽 전시로 전락(종합2보)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뉴스 듣기-

지금 보시는 뉴스를 읽어드립니다.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불발된 '훈민정음'과 '난중일기'의 만남…반쪽 전시로 전락(종합2보)

주요 기사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불발된 '훈민정음'과 '난중일기'의 만남…반쪽 전시로 전락(종합2보)

'간송문화전'서 종친간 다툼으로 이순신 유물 진품 안 나와

간송미술재단 "훈민정음 상주본은 전모 공개된 바 없어…간송본이 유일본"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조선시대의 문(文)과 무(武)를 상징하는 인물인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의 대표 저작을 내건 전시가 기획됐으나,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국보 제76호) 진품이 출품되지 않아 '반쪽 전시'로 전락했다.

간송미술문화재단과 서울디자인재단은 11일 간담회를 열어 13일부터 개관 3주년을 맞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배움터 2층 디자인박물관에서 '훈민정음·난중일기 전(展): 다시 바라보다'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 전시는 2014년 3월부터 3년간 DDP에서 진행된 '간송문화전' 시즌2의 시작일 뿐만 아니라 '훈민정음 해례본'(국보 제70호)과 난중일기의 첫 만남이 성사됐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난중일기를 비롯해 이순신 장군이 벽에 걸어두고 바라봤던 칼인 '장검'(보물 제326호), 이순신 장군이 병과에 급제하고 받은 '무과홍패'(보물 제1564-7호) 등 이순신 장군 관련 유물은 모두 진품이 아닌 복제품이 전시됐다.

간송미술문화재단과 서울디자인재단은 간담회 자리에서 이 사실을 밝히지 않았고, 전시품 설명에도 '영인본'(복제본)'이나 '복제품'이라고 명기하지 않아 혼란을 일으켰다.

또 탁현규 간송미술문화재단 연구원은 "난중일기는 보관 상태가 좋지 않아 수리 중"이라며 "4월 30일이면 진품으로 교체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간송 측은 이충무공 유물의 소유자인 덕수 이씨 충무공파 종부와 종회 간 분쟁으로 이번 전시에 난중일기 등이 전시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소식을 이미 접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충무공파 종부가 이번 전시에 유물을 대여하기로 한 것이 알려지자 종회가 유물처분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고, 법원이 3월 말 이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간송미술문화재단은 공식 입장자료를 내고 "오늘(11일) 오후 충무공파 종부로부터 유물처분금지 가처분에 대한 이의 신청이 기각됐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빠르고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 최고의 성군인 세종과 국난을 극복한 주인공인 이순신 장군의 지혜와 용기를 배우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훈민정음 해례본' 진품은 3년 만에 다시 DDP에 나왔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세종이 한글 창제의 이유와 용법, 해설 등을 담아 1446년 펴낸 서적으로, 값을 매길 수 없어 '무가지보'(無價之寶)라고도 불린다.

탁 연구원은 "훈민정음은 서체가 매우 아름다운데, 세종의 셋째 아들인 안평대군이 쓴 것으로 추정된다"며 "종이의 질과 책의 만듦새도 뛰어나 세종 때의 출판문화가 집약된 유물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시에는 간송미술문화재단의 또 다른 국보인 '동국정운'(東國正韻, 제71호) 권1, 6도 나왔다. '동국정운'은 세종의 명으로 신숙주, 박팽년 등이 1448년 편찬한 한자 표준음에 관한 책이다.

전시에서는 정병규, 김기라, 김형규, 차동훈, 빠키, 장재록 등 현대 미술가들이 훈민정음과 난중일기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설치, 영상, 회화 작품도 선보인다.

한편 탁 연구원은 또 다른 훈민정음 해례본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른바 '상주본'에 대해 "유일본이라고 알려진 책이 하나 더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은 센세이셔널한 일"이라면서도 "상주본은 전모가 공개된 적이 없이 소문만 무성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술적으로 실체가 완전히 드러난 훈민정음 해례본은 간송본이 유일하다"며 "어떤 고택을 뒤져도 해례본이 더 나올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전시는 10월 12일까지 계속된다. 관람료는 성인 1만원, 학생 8천원. 문의 ☎ 02-2153-0000

psh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