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세계은행·WTO 수장들 "자유무역 수호" 공동보조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세계무역기구(WTO)가 보호무역의 득세를 우려해 이례적으로 공동 보조를 취했다.
11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이들 3개 국제기구의 수장들은 독일 베를린을 일제히 방문해 세계화와 자유무역의 혜택을 강조하고 나섰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와 김용 세계은행 총재와 호베르투 아제베두 WTO사무총장이 베를린에 모여든 것은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보호무역의 물결이 고조되고 있는 데 따른 위기감의 발로인 것으로 보인다.
시기적으로는 트럼프의 당선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IMF·세계은행 연차총회를 겨냥한 듯하다. 다음주 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에 모일 각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꾀하는 글로벌 경제질서 개편을 중요한 화두로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IMF와 세계은행의 최대 주주이며 WTO 출범 이후 이 기구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국가다. 3개 국제기구 수장들은 국제무역의 다양한 혜택을 강조하는 목소리를 냈지만 미국이나 트럼프 대통령을 거명하는 것은 애써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라가르드 IMF 총재는 현지에서 재계 지도자 모임에 참석해 "무역 통합은 성장률을 제고하고 삶의 수준을 개선하는 강력한 도구"라고 밝히면서 "이는 글로벌 경제성장과 번영의 엔진"이라고 강조했다.
3개 국제기구는 현지에서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각국 정부가 교육과 주택에서 고용보험에 이르는 다양한 부문에서 기술 발전과 자동화, 국제적 경쟁 가열 등 경제적 변화로 소외된 이들을 도울 제반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WTO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과 관련해 각국 정부가 WTO와 이 기구가 운영하는 분쟁 해결 시스템을 수호할 것을 아울러 촉구했다.
보고서는 "WTO를 중심으로 한 강력한 글로벌 무역 시스템은 여전히 중요하며 분쟁 해결 시스템을 존속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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