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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리포트> "삼진아웃 감수해야 홈런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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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리포트> "삼진아웃 감수해야 홈런 친다"

아마존ㆍ테슬라 신사업 계획 경쟁적 발표…주가 최고치 연일 경신

한때 '몽상가' 비판받던 베조스ㆍ머스크, "미래 혁신 물결 주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최근 열흘 동안 실리콘 밸리는 아마존과 테슬라의 뉴스를 지켜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이들은 경쟁적으로 새 사업을 출시하거나 미래 계획을 발표했고, 그때마다 두 회사의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전자 상거래의 최강자 아마존은 드라이브 스루(자동차를 타고 물건을 사는) 서비스를 하는 두 개의 식료품점을 본사가 있는 시애틀에 개장한다고 지난달 28일 발표했다. 무인 슈퍼마켓에 이은 또 하나의 창조적 개념의 마트를 탄생시킨 것이다.

이날 아마존 주가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CEO(최고경영자)인 제프 베저스는 워런 버핏에 이어 지구상의 두 번째 부자로 등극했다.




같은 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인간의 뇌에 컴퓨터 칩을 넣어 기계와 뇌의 상호 교환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는 '뉴럴링크'라는 회사를 창업했다고 공개했다. 궁극적으로 인간을 사이보그로 만들겠다는 이 계획은 비록 가까운 미래의 일은 아니지만, 테크 기술이 상상 속의 일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믿음을 사람들에게 더욱 강하게 심어줬다.




이틀 뒤인 30일 머스크의 민간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 X'는 재활용 로켓을 이용해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했다.

중고 로켓을 재활용하면 우주선 발사 비용을 최대 10분의 1까지 절감할 수 있어 우주 여행시대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는 극찬이 쏟아졌다.




테슬라의 주가 역시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시가총액이 113년 역사의 포드 차를 추월했다.

이달 초 접어들면서 아마존에 맞서 생존을 모색해온 업체들이 잇따라 두 손을 들면서 아마존 주가는 6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의 최대 사무용품 기업인 스테이플스가 매각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고, '폴로' 상표로 유명한 랠프 로런은 비용절감을 위해 맨해튼 5번가의 폴로 매장을 폐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1, 2위 사무용품 업체인 스테이플스와 오피스디포는 지난해 아마존과의 한판승부를 위해 합병을 시도했었지만, 아마존이 연방통상위원회에서 '시장 경쟁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증언하면서 합병이 무산된 바 있다.

베저스는 5일 자신의 원대한 우주 관광 계획도 발표했다. 그는 콜로라도주 스프링스에서 열린 우주 심포지엄에서 '지금은 우주 탐사의 황금시대'라며 매년 10억 달러(1조1천억 원)의 아마존 주식을 팔아 우주개발업체인 '블루 오리진'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승객 6명이 탈 수 있는 우주 캡슐을 처음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베저스의 '블루 오리진'과 머스크의 '스페이스 X' 등이 잇따라 발표한 우주 관광 사업계획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사람들에게 공상과학만화처럼 느껴지던 사업이었다. 그러나 재활용 로켓의 성공과 우주 캡슐 공개 등으로 이제 머지않은 현실로 다가왔다.

그뿐만 아니다. 머스크의 초고속진공열차 사업체인 하이퍼루프원(Hyperloop One)은 7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의 비전' 행사에서 미국 전역에 11개의 노선을 구축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열차처럼 생겼지만, 실제 작동방식은 진공 튜브 속의 자기장으로 추진력을 얻는 신개념 이동수단인 하이퍼루프는 2013년 머스크가 처음 공개한 뒤 지난해 네바다주에서 첫 시험주행에 성공한 바 있다.

아직 안전성 문제 등이 남아있긴 하지만, 비행기보다 빠른 시속 1천200㎞가 넘는 속도로 서울과 부산 사이를 15분 이내에 주파할 수 있는 이 신개념 이동수단이 현실화될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는 것이 실리콘밸리 사람들의 생각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하이퍼루프원은 워싱턴 행사에서 고속 수송시스템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점을 알리는 동시에 연방 규제 당국에 이 시스템 가동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는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최근 열흘간의 열띤 각축전을 보면서 미 CNN 방송은 "베저스와 머스크는 숭고하면서도 달성할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목표, 우리에게 미래를 가져다주는 어려운 일을 가장 효율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터넷 시대에 수많은 테크 기업인이 있지만, 베저스와 머스크의 혁신이 차세대 IT의 물결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들의 미래를 향한 행진이 항상 순풍을 탄 것은 아니었다. '몽상가'라는 손가락질도 받았고, 지금도 그들이 그리고 있는 미래를 사기꾼의 현란한 수사로 여기는 사람들이 꽤 있다.

이에 대해 베저스는 지난해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실패와 혁신은 분리할 수 없는 쌍둥이와 같다"며 "우리가 저 멀리 펜스를 넘기기 위해 스윙을 하면 많은 삼진아웃을 당할 수도 있겠지만, 홈런을 칠 수도 있음을 여러분은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n020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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