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적 방도' 경고한 美, 대북압박 강화시 中에 큰 부담"
전문가들, 미중정상회담 분석 및 향후 정세 전망
"미국 압박받을 중국, 대북제재 강화 나설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전문가들은 6∼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미중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해 나온 미국의 대 중국 경고 메시지에 주목하면서 중국이 상당한 압박감을 느꼈을 것으로 점쳤다.
앞으로 중국이 경제면에서 미국의 양보를 얻고 북핵 문제에서 미국의 요구에 응하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는 분석과 함께, 중국의 협조가 여의치 않을 경우 미국이 단계적으로 대 중국 압박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중국이 적극 협력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북핵 문제를 독자적으로 해결한다는 명목으로 취할 수 있는 대북 군사적 압박 강화는 중국에 상당한 부담을 가하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다음은 전문가들의 분석과 전망을 정리한 것이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 이번 미중정상회담은 최악의 시나리오로는 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면에서 이익을 챙기고 북핵 관련 압박은 하지 않는 '빅딜'이 우려됐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중국이 협력하지 않으면 독자적 방도를 취할 것'이라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정상회담 후 발언으로 미뤄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트럼프가 강력하게 이야기한 것 같다. 중국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다.
앞으로 미국은 중국에 대해 단계적으로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 대북제재를 충실히 이행하고, 대북 석유·원유 공급 관련 제재의 강도를 높이는 데 있어 중국의 반응이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중국 금융기관에 대해 제재하고, 그 다음에 세컨더리보이콧(북한과 거래한 제3국 기업을 제재하는 것)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이 군사적 조치를 할 수 있을 것이나 군사적 조치라는 것이 북한을 직접 타격할 가능성은 작고 중국에 대한 군사적 압력을 가할 방법은 많다. 한국으로의 전술핵 재배치, 한반도 및 그 주변으로의 전략무기 순환 배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추가 배치, 평택 미군기지로의 공격형 무기 반입, 서해에서의 한미일 공동 해상 훈련 및 탄도 미사일 대응 훈련 등의 조치는 대북 억지력을 명분으로 하더라도 중국에 대한 압력이 된다. 그것을 넘어 마지막 단계에서 북한에 대해서는 해상봉쇄 조치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 = 큰 줄기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양국의 입장을 확인하는 만남이었던 것 같다. 아직 미국 정부의 부장관·차관·차관보 등에 대한 인선이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애초부터 어떤 결론에 도달하긴 어려웠다.
미국이 단호하고 신속하게 시리아 공습을 했을 때 시진핑(習近平) 주석을 포함한 중국의 방미 대표단은 '화학무기에 반대하며 정치적 협상으로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중국 정부 대변인이 베이징에서 밝힌 입장과 비교하면 미국의 일방적인 행동에 대한 비판은 빠져 있다.
갑작스레 공습 사실을 통보받고 중국이 당황해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과의) 협상 여지가 있음을 시사한 것일 수 있었다. 정상회담에서 큰 줄기의 입장을 상호 교환하고 앞으로 좀 더 각론에서 세밀한 부분은 협상할 여지를 남긴 것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공습을 통해 단호하고 전격적인 무력행사에 나설 수 있음을 보였기에 중국으로서는 진지하게 생각할 것이다. 만약 미중간에 앞으로 북핵과 경제 협력 문제가 패키지로 협상이 된다면 중국은 대북 제재의 강도를 높임으로써 트럼프의 체면을 살려주고, 경제면에서는 미국이 대 중국 압박을 강하게 하지 않도록 하는 쪽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 = 미중정상회담후 미국은 북한 비핵화 원칙을 고수하면서 대 중국 압박 카드를 사용할 것이다.
군사적 압박의 경우는 대북 선제공격론이 나오지만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이고, 군사력을 과시함으로써 대북 압박을 넘어 중국까지 압박하는 것이 트럼프의 기조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의 군사적 움직임에 정면으로 맞서긴 어려울 것이다. 원칙적으로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을 강조하는 가운데, 경제분야에서 미국과 타협을 시도하면서 대북 문제에서도 미국의 요구를 일부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대북 영향력 행사 압박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도발을 하면 중국으로서는 트럼프가 주도하는 대북 압박의 흐름에 깊숙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앞으로 북한의 태도가 중요한데 미중정상회담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의 타협이 되지 않은 만큼 북한은 여전히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단호함으로 미뤄 북한이 앞으로 겪을 어려움은 가중되겠지만 북한은 (핵무장-경제건설 병진노선 등의) 깃발을 내리기보다는 오히려 깃발을 치켜들고 나올 수 있다고 본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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