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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회담 평가 포인트는…환경·인권 실종에 쿠슈너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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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회담 평가 포인트는…환경·인권 실종에 쿠슈너 '급부상'

북핵 문제, 미국 독자 행보 가능성 시사…무역적자 문제 소득 없어

WP "헌 술을 새 병에 담았을 뿐" 혹평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세기의 회담'으로 기대를 모았던 미·중 정상회담은 미국의 시리아 미사일 공격으로 빛이 바래면서 별다른 소득 없이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 보좌진이 앞으로 대중 관계를 어떻게 끌고 갈지에 대해서는 여러 시사점을 던져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8일(현지시간) 미·중 정상회담의 6가지 평가 포인트를 제시했다.

우선 북핵 문제에 있어 미국의 독자 행보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북한을 압박해 핵 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하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지만,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미국이 독자적인 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우리는 이 사안(북핵)이 중국이 협력할 수 없는 그 어떤 것이라고 한다면, 독자적인 방도를 마련할 것이고, 마련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더욱 강력한 제재, 한국과 일본의 미사일 방어망 추가 배치, 일방적인 대북 군사 행동 등 여러 대안을 의미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시리아 미사일 공격은 북핵 문제에 대한 그의 경고가 더욱 현실적으로 보이도록 만들었다고 WP는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중 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의제 중 하나로 내세웠던 대중 무역적자 해소는 이번 회담에서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담 전만 하더라도 시 주석이 이번 정상회담에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선물 보따리'를 들고 올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막상 회담이 끝나고 보니 양측 모두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는 것이 드러났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무역 불균형 시정을 위한 '100일 계획' 마련에 합의했다면서 이를 "야심찬 계획이며, (지금까지의) 대화의 속도를 고려할 때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라고 선전했다.

하지만 그 로드맵의 대략적인 윤곽이나 시행 시기도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는 '계속 지켜보자'는 말에 다름없다고 WP는 평가절하했다.





이번 회담이 오바마 전 행정부와 가장 차별화한 점이라면 바로 환경·인권 논의의 실종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과 미국은 세계 각국 중 온실가스 배출 1, 2위를 차지하는 국가들이다. 이로 인해 오바마 전 행정부는 기후변화 논의를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로 삼았었다.

하지만 이번 회담에서는 회담의 주요 의제로 다뤄지지도 않았고, 중국 측에서 특별히 문제를 제기하지도 않았다고 로스 장관은 인정했다. 양측 모두 별 대단치 않은 문제로 여기고 넘어갔다는 얘기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에서 일하는 리 슈오는 "우리 시대의 가장 시급한 문제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두 국가 정상의 회담에서 다뤄지지 않았다"며 양국의 행동 변화가 없으면 이 문제의 진정한 해결도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인권 문제도 마찬가지다. 여론조사에서 미국민의 79%가 중국의 인권 문제가 심각하다고 답했지만, 이번 회담에서 그에 관한 공개적인 논의는 없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하면서도 "인권 문제를 경제적, 군사적, 외교적 문제와 분리해서 논의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의 니콜라스 베클린은 "트럼프 행정부는 인권 외교에 등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는 평을 내놓았다.







이번 회담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 중 하나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의 부상이 꼽힌다.

수개월 전부터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쿠슈너의 약진이 두드러졌지만, 이번 회담에서는 그의 아내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와 함께 분위기를 주도하면서 대중국 정책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쿠슈너의 자녀들이 시 주석 부부 앞에서 중국 민요를 부른 것은 경색된 회담 분위기를 녹였다는 칭송마저 들었다. 이방카와 그의 딸 아라벨라는 올해 초 주미 중국대사관 설날 행사에도 참석해 눈길을 모았다. 가히 '쿠슈너 일가'의 부상이라고 할 수 있다.

WP는 신정부 출범 초기 강경 보수파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전화통화를 연출할 정도로 주도권을 잡았지만, 이제는 쿠슈너로 인해 미 행정부가 친중국 정책으로 선회할 조짐마저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법률 집행, 사이버보안, 사회·문화적 이슈,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등에서 이번 회담은 뚜렷하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새 병에 헌 술을 담는다'는 평가마저 나온다고 WP는 보도했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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