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데박' 선발 넣고도 무득점…그리운 아드리아노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리그) FC서울이 '필승카드'인 데얀과 박주영을 선발로 내세우고도 무득점에 그쳤다.
'디펜딩 챔피언' 명성에 걸맞지 않게 중위권에 머물러있는 서울은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5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에서 데얀, 박주영과 윤일록을 최전방에 내세운 3-4-3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직전 경기에서 전북 현대에 패한 서울이 4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고 있는 선두 제주전까지 지면 당분간 상위권 도약이 어려울 수도 있는 만큼, 서울로서는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였다.
제주의 중원을 책임지던 권순형이 발목 염좌 부상, 이창민이 경고 누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롱볼 축구'가 예견된 점도 서울로서는 호재였다.
황선홍 서울 감독은 경기 전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공격에서 원활하지 않았다"면서 "속도보다 경험을 중시했다. 경험있는 박주영을 선발로 넣었다"고 소개했다.
박주영에게 특정 위치에 얽매이기보다는 자유롭게 움직이며 공격의 매듭을 풀어주기를 주문한 것이다.
서울이 리그 5경기를 치르는 동안 체력적인 부담을 무릅쓰고 '노장' 박주영과 데얀을 동시에 선발로 내세운 것은 홈 개막전이었던 지난달 5일 수원 삼성과의 슈퍼매치 이후 처음이었다.
박주영과 데얀은 이날 경기장에서 호흡을 맞추며 수차례 위협적인 공격 찬스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결정적인 마무리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41분 데얀이 2대1 패스에 이어 문전으로 찔러준 공을 쇄도해 들어가던 박주영이 골키퍼와 1대 1 찬스에서 왼발 슈팅했지만, 제주 김호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18분 제주 수비 실수로 잡은 역습 기회에서 박주영이 문전으로 연결한 공은 데얀의 볼 터치가 길어서 슈팅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황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마지막까지 득점하기 위해 다 쏟아부었다"면서 "결과적으로 득점하지 못하고 홈에서 비겨 아쉽다"고 말했다.
문제는 서울의 저조한 득점이 이날 한 경기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서울은 직전 4라운드까지 4골에 그쳤는데, 리그에서 서울보다 득점이 적은 팀은 광주FC와 최하위인 전남 드래곤즈(이상 3골)뿐이다.
서울의 4골 중 2골은 데얀이 넣은 것이고 나머지는 개막전인 수원과의 경기에서 이상호가 1골, 박주영이 광주전 페널티킥으로 1골씩을 넣었을 뿐이다.
서울로서는 지난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며 선두로 치고나가는 데 주역이 됐던 '아데박 트리오'의 아드리아노 같은 결정력 있는 스트라이커의 부재가 아쉬운 부분이다.
득점력 있는 윤주태의 상주 상무 입대에 따른 빈자리도 크게 보일 수밖에 없다.
황 감독은 최근 득점 부진에 대해 "전술적으로 변화폭이 크기 때문에 여러 가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공격수뿐 아니라 풀백이 활발히 공격 가담해야 한다. 공격 전환에서 어려움을 겪는 부분도 훈련을 통해 보강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bscha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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