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화학무기 사용 전 러시아 드론이 해당 지역 정찰비행"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민간인 수십 명의 사망을 불러온 시리아 내 화학무기 사용에 러시아가 개입했는지를 미국 정부가 조사하고 있다고 CNN방송이 8일 보도했다.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 주의 칸셰이칸 지역 주택가에서는 4일(현지시간)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공습으로 어린이들을 포함해 지역 주민 80명 이상이 사망했다.
CNN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러시아 정부가 이번 공습에 대해 알고 있었거나, 공모한 혐의가 있는지 관련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특히 칸셰이칸 지역에서 최초의 화학무기 공격이 발생한 지 5시간 만에, 러시아 전투기가 증거 인멸을 위해 지역 내 병원을 폭격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미 국방부 관리는 전했다.
미 국방부가 습득한 정보에 따르면 화학무기 공격을 당한 부상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던 해당 병원이 정체불명의 비행기에 의해 폭격당하기 전에 러시아 드론이 그 병원 위를 날고 있었다.
러시아가 이 지역에서 드론을 자주 운용하기 때문에, 당시 화학무기 공격이 발생했다는 것을 드론 조종자가 알고 있었는지는 확신하기 어렵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러한 혐의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미국은 이번 화학무기 공격을 가한 의혹을 받는 시리아 정부군을 겨냥해 7일 새벽 60발의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했다. 타격 목표는 시리아 전투기들이 이륙한 곳으로 추정되는 알샤이라트 공군 비행장이었다.
반면에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을 부인하면서, 반군이 보유하고 있던 화학무기가 시리아군의 공습으로 폭발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양측의 주장이 맞선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도 악화 일로를 걷고 있어 신냉전이 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미국의 미사일 공격을 잇따라 맹비난한 데 이어, 러시아 외무부는 시리아 내 군사작전 중 비행사고 방지를 위해 미국과 체결한 의정서 효력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으로 시리아에 배치한 첨단방공미사일 시스템 S-300과 S-400 등을 시리아 군사시설 보호를 위해 지원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미국이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 정부군에 직접 군사적 공격을 가한 것은 6년 동안 이어진 시리아 내전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이로 인해 미국이 이 지역에서 군사행동을 강화할 수 있으며, 이는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는 러시아와의 갈등 격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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