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1분기에 은행·증권株 '집중매수'
건설·전자·여행주도 '러브콜'…제약·화학주 일부 팔아
삼성전자·한국전력·아모레퍼시픽은 지분율 변동없어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국내 증시의 '큰손'인 국민연금이 올해 1분기에 은행과 증권 등 금융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과 전자장비·기기, 여행 등 레저 관련주도 장바구니에 담았으나, 제약과 화학 관련주 일부는 팔아치웠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민연금의 5% 이상 보유종목 지분변동 내역 298건을 분석한 결과 7일 기준 국민연금이 대량 지분(5% 이상)을 보유한 상장사는 모두 280개사로 집계됐다.
1분기에 국민연금의 대량보유 종목에 새로 편입되거나 국민연금이 기존 대량보유 종목중에서 추가로 지분을 사들인 종목은 모두 98개였다.
이 중 은행 5개, 증권 5개 등 금융 관련주가 10개로 가장 많았다.
은행과 증권주는 1분기 미국 금리 인상 등 호재로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국민연금의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은행주들은 미국 금리 인상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은행 규제 완화 움직임에, 증권주들은 코스피가 박스권을 돌파하면서 거래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힘입어 랠리를 펼쳤다.
개별 종목 중에선 미래에셋대우(6.54%→8.61%), 메리츠종금증권(7.99%→9.09%), NH투자증권(6.72%→7.74%), 키움증권(8.24%→9.24%) 등 증권주 보유 지분율이 1%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국민연금은 또 6개 건설주 지분을 동시에 늘렸다.
건설업종은 최근 중동지역 정유시설을 중심으로 해외 수주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실적이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국민연금이 지분을 추가로 3.58%포인트나 사들인 건설사업관리(CM) 업체 한미글로벌(8.15%→11.73%)을 비롯해 GS건설(7.61%→9.91%), 삼성엔지니어링(6.04%→8.17%), 아이콘트롤스(6.05%→7.09%), 현대건설(11.21%→12.05%), 대림산업(13.26%→13.52%) 등의 보유 지분율이 높아졌다.
섬유의복(6개)과 전자장비 및 기기(5개), 호텔 및 레저(5개) 등 업종도 국민연금이 지분을 늘린 종목이 많았다.
국민연금의 대량 주식 쇼핑 목록에 새로 편입된 종목은 모두 10개였다.
이 중에서 자화전자(5.10%)와 이녹스(5.08%) 등 전자장비 및 기기 업종이 2개였고 두산인프라코어(6.62%·기계), AJ렌터카(6.24%·호텔 및 레저) 등이 포함됐다.국민연금이 1분기에 가장 많이 내다 판 업종은 제약이었다.
보령제약과 대봉엘에스(7.20%→5.07%), 유나이티드제약(6.06%→5.01%), 종근당홀딩스(9.37%→8.33%), 부광약품(6.09%→5.11%) 등 10개 종목의 국민연금 보유 지분율이 낮아졌다.
국민연금은 작년 3분기부터 제약주를 주로 팔아치우고 있다. 제약주는 작년 9월 말 터진 한미약품 늑장공시 사태의 후폭풍에 임상 중단, 미국 식품의약청(FDA) 승인 지연 등 연이은 악재로 주가가 하락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국민연금은 또 화학업종에서 금호석유(12.62%→10.61%)와 삼영무역(9.08%→7.49%), 송원산업(7.59%→6.52%), 후성(6.33%→5.30%), 한솔케미칼(13.49%→12.52%), LG화학(8.72%→8.19%) 등 종목 지분 일부를 내다 팔았다.
반면 애경유화(6.19%→8.37%), KPX그린케미칼(7.23%→8.24%), 롯데정밀화학(7.20%→8.20%), 대한유화(9.17%→9.98%) 등 다른 화학주 지분은 늘렸다.
국민연금이 1분기에 주식을 팔아 보유 지분을 줄인 대량 보유종목은 91개사였다.
삼성전자[005930](9.03%), 한국전력[015760](6.21%), 아모레퍼시픽(7.08%) 등 109개 종목의 보유 지분율은 변동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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